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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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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우리 할머니는 김해 김씨이시고 언니가 한분 계신다. 그언니를 낳으시고 십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어 칠성단을 모셔놓고 정성을 드린후에 할머니를 낳으셨단다. 그래서인가 할머니 무릎위에는 검은점이 일곱개가 나 있었다. 외할머니는 해주 최씨로 내촌에서 큰 상점을 하시는 집안의 무남 독녀이시다..
옛날의 세밑 풍경 사 오십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섣달의 풍경 어머니는 식구들의 설빔을 장만하기위해 때묻은 옷을 골라냅니다. 어른들은 대개 흰색으로 옷을 입으셨고 거의 광목이나 무명옷이었지요. 이옷들은 모두 솔기 솔기 바느질한 것이라 모두 뜯어서 양잿물로 삶아야 합니다. 애벌 빨래를 해서 아예 빨랫터에 솥..
추운날은 해마다 춥다. 늘상 포근하다가도 유별나게 그날만은 꼭 추운 날이 있습니다. 음력 동짓달 스무 나흗날이 그렇고요. 섣달 초 아흐렛날이 그렇습니다. 동짓달 스무 나흗날은 시아버님 시작은 어머님 그리고 친정 아버지 생신날입니다. 덧붙여 친구생일이기도 합니다. 매우 춥거나 눈이 오거나 하는날이 거의 전부였..
이웃 사람들.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웃만큼 가까운것이 또 있을까요. 이웃 귀한줄도 모르고 더러는 흉도보고 싫은 소리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그분들의 삶이 또한 나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느낍니다. 요사이 이웃집에는 실직한 아들이 둘이나 내려와서 할일없이 지냅니다. 얼마나 속이 탈까요. 말은 안해도 짐작이 되..
가리산 내고향집에서 오십리도 더되는 곳에 가리산이 있습니다. 큰산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오월 단오가 지나야 산나물이 알맞게 자라는 높은 산입니다. 누에를 치고 난 다음 동네에서는 나물을 뜯으러 갑니다. 집집마다 힘쓰는 장정들과 나물 잘 뜯는 여인들이 점심을 싸가지고 새벽같이 길을 떠납니다. 나..
참새 잡기 참새 잡기는 별 노력 없이도 할수있는 일이었다. 행랑채에서 가덕을 단 곳에 쇠죽을 쒀 주기위해 여물을 썰어 놓는 곳이 있었다. 앞에는 문지방처럼 작두가 놓여 있고... 그 안쪽을 빗자루로 살살 쓸고 벼 낱알과 등겨같은 먹이를 뿌려 놓는다. 그리고는 지게에 매달았던 큰 소쿠리를 이십센티미터쯤 높..
청설모 잡이 주렁주렁 열린 감... 청설모는 수시로 감을 따 나르고요. 탄금대의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산골의 겨울은 깊고 또 길다. 산골사람 모두 사냥을 잘하는건 아니다. 사냥에 있어서도 아버지는 꿩이나 토끼를 잘 잡으셨고 오빠는 너구리나 오소리를 잘 잡으셨다. 특히 다람쥐처럼 재빠른 청설모 잡는데는 ..
누에치기5 누에는 뽕잎만으로 사는것은 아니다. 그시절에도 병은 있었고 병든놈은 정말 징그러웠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일을 잘 못한다. 내가 하는일은 온도 관리와 소독이다. 잠실과 잠구는 누에치기전 포르말린으로 먼저 소독을 한후에 바싹 말려서 이용한다. 전 기간을 두고 온도는 약간 높은 상태를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