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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추운날은 해마다 춥다.

늘상 포근하다가도 유별나게 그날만은 꼭 추운 날이 있습니다.
음력 동짓달 스무 나흗날이 그렇고요. 섣달 초 아흐렛날이 그렇습니다.

동짓달 스무 나흗날은 시아버님 시작은 어머님 그리고 친정 아버지 생신날입니다.
덧붙여 친구생일이기도 합니다.
매우 춥거나 눈이 오거나 하는날이 거의 전부였고 따뜻한 날은 별 기억이 없습니다.

오늘 역시도 겨우내 안오던 눈이 내려서 길이 미끄럽게 변했군요.
시 할아버님 제삿날은 매우 추워서 고생을 많이 하다가도

 다음날이면 언제 그랫느냐는듯 따스하게 날이 풀리지요.

예전 산속에서 살적에는 부엌은 크고 넓으나 찬바람이 휭휭들어오는 곳으로

 부엌에서 메를 지으려면 개떨듯 떨어야 했습니다.

 

전기도 없이 대한등으로 불을 밝히고 살던 시절
마루도 한데고 그냥 창호지 바른 문하나가 바람을 막아주는 방에서 살았으니...

지금은 얼마나 호강입니까?

 따스한 방에서 음식을 장만하고 방에서 설겆이를 하고
불은 또 얼마나 밝은지....

 

 처음 이사하던 20여년전 비로소 나는 새 세상을 만났던 것입니다.
밝은 불과 틀면 쏟아지는 수돗물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문명의 혜택이 주어지던날...

지금은 다시 돌아가라면 못돌아갈 옛날...
나는 행복한 것인가요?

 그때의 감격을 벌써 오래전에 잊어버리고 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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