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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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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년기의 추억2 어린시절 겨울은 몹시 추웠다. 안방 창가에는 언제나 화롯불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점심때면 김치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밥을 비벼 먹거나 불이 삭아 재불이 되면 고구마를 묻었다 꺼내먹고는 했다. 그 비빔밥의 누룽지맛 혹시 아는사람 있나여?.. 오래된 사람만 알수있는데.. 어머..
내 유년기의 추억1 어린날 우리집은 아름다웠다. 빨간 양철 지붕을 한 옛날 한옥, 자그마한 안마당을 두고 행랑채가 있고 대문을 나서면 바깥마당을 거쳐 누에치는 잠실이 길게 서있고, 기역자로 꺾여서 디딜방앗간과 뒷간이 있었다. 빙 둘러쳐진 싸리울에는 도라지와 더덕을 심고 울타리를 따라 고야나무와 포도나무 세..
가을에 내리는 비 살다가 올해처럼 좋은 가을을 보낸적이 없는것 같아요. 늦게심은 사루비아꽃이 너무 아름다워서 집에 갈때마다 마음이 확 열리고 기뻤습니다. 다 늦게 시작한 청양고추도 얼마나 많이 달렸던지 가으내 쉬지를 못하고도 행복했습니다.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되어도 풍성하다는건 기쁨입니다. 오늘은 ..
그대! 올챙이 시절을 잊었는가? 아침장에 나오는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IMF때 전재산을 날리고 허름한 트럭한대 이끌고 시장바닥 아침장판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낮에는 시골로 다니며 채소를 싼값에 사다가 새벽 번개장에서 상인들에게 되파는 생활을 시작한지 몇년... 잘곳이없어 장판 한구석에 골판지상자를 세워 바람을 막고 ..
친구... 남편에게는 시장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가 한사람 있습니다. 나이도 비슷하고 같은 농사일을 하는지라 어느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입니다. 새벽에 늦게 나가면 자리도 미리 맡아 놓았다가 내어주고 무거운 물건 옮겨 갈땐 서로 도와가는 꼭 필요한 그런 사람 아침장이 시작되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두 ..
나는 빚쟁이입니다. 그저께 일입니다. 느지막히 아침을 먹고 집으로 갔습니다. 딱히 바쁜일도 없고 해서 무나 뽑아다 썰어 무말랭이나 해야지 하고 장길 밭으로 향했습니다. 근데 가다가 놀라운 얘기를 들었지 뭐예요. 을중네 부모님이 절골 밭에서 고춧대 정리를 하고 있다나요. 부랴부랴 산길을 휘돌아 가 봤더니, 한분..
수확의 슬픔 세상만사가 꼭 공식이 있는것만은 아닙니다.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어도 열매를 투실투실 맺고 풀밭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것이 효자노릇을 하는 반면에 힘을 갑절로 들이고 애써 가꾼 작물이 품질도 떨어지고 값도 하락해서 그야말로 믿지는 장사가 되기도합니다. 오늘은 일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벼..
은행 털이 범 우리집은 은행나무집입니다. 예전에 동네 통장 볼때에 나온 은행나무가 지금은 큰 나무가 되어 해마다 은행을 주렁주렁 달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참말 희한하게도 우리집만 그렇게 많이 달립니다. 암수 한쌍이 있는것도 아니고 달랑 한그루 뿐인데 말입니다. 가을도 깊어서 나뭇잎이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