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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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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판에서... 잠깐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빛깔의 꽃잎도 빛을 잃고 누렇던 벼이삭도 희끝해 졌습니다. 진종일 논에서 도구를 주던 남편의 허리도 많이 아플 것입니다. 서리 오기전에 남은 고추를 따느라 논일을 도와주지 못해서 아직 사흘은 더 해야 일이 끝날것 같습니다. 도시의 주부들과 달..
나는 왜 이럴까? 타작을 다 하면 일이 없는줄 알았는데 여전히 할일이 많네요. 아무래도 서리가와서 푹 삶겨야 일이 끝날것 같습니다. 추석에 맟춰 심은 시금치는 생전 크지도않고 가을가뭄에 시들어가더니... 추석에 잡채거리 간신히 솎아 썼는데 추석을 지나니 갑자기 쑥쑥 자라서 큰일이 났습니다. 이제는 안..
내 안에 너 없다. 해질무렵 친정가는길은 쓸쓸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도 웬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지나간 옛일만 머리속에서 맴을 돌았다. 시집오고 30여년동안 난 이길을 얼마나 오갔을까. 명절이면 기다리셨을 내 부모님! 뜨락의 포도알이 건포도가 되도록 한귀퉁이에 매달아놓고 명절떡이 곰팡이가 나도록 며..
산을 찾는 사람들. 몇해전부터 이 산골에 새로운 명물이 생겼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버섯 '글코' 이 버섯은 아무런 나무밑에서 솟아나는지 산에 올라간 사람들은 쌀푸대로 하나씩따고 봉지봉지 따서 들고내려오는데 정작 산밑에 사는 우리는 글코가 뭔지를 모릅니다. 그들은 남의 산에와서 버섯이며 밤을따가고 산초를 ..
송아지, 그 위대한 탄생.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산골에 들어오던 해 무슨 생각으로 들어왔는지 내게 얘기해준것은 없습니다. 다만 퇴직금으로 송아지 세마리를 사왔습니다. 장마당에서 시달리던 송아지들은 페렴에 걸려서 며칠만에 한마리는 죽고 말았습니다. 나머지는 기침을 하고 일어서지도 못하면서 사람속..
소가 큰 재산이던 시절. 지금도 소는 큰 재산이지만 옛날에는 논밭을 갈고 특히 ㅇㅇㅇ에서는 짐도 실어나르던 소중한 식구이자 재산이었습니다. 사람만 간신히 다니던길에 먹을 쌀을 찧어도 소등에 '질마'를 지워서 아랫동네에 내려가 방아를 찧어오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가 우리 결혼식날 아침에 송아지를 출산했습니..
옛날얘기 한토막. 아주아주 옛날에, 시골 아지매가 새댁일적 일입니다. 산골에서 하는 살림살이 다 그렇지만 삼십여년전 그때는 무쇠솥이 큰 부엌살림이었습니다. 근데 이 솥이라는게 품질이 영 안좋아서 밑바닥이 뚝뚝 일어나는지라 쇠죽쑤는 솥은 구멍이 나서 물이 새고있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삼촌이 치약꼭지를..
세금 걱정 없는 세상. 꿈만으로 살수는 없는 것일까? 봄이면 희망으로 시작해서 가을이면 실망으로 끝이나는 우리네 일상사... 아주 가끔은 맥빠지고 분노 하면서도 농삿일을 버리지 못하는것은 무엇때문인지 모르 겠습니다. 그저 열심히 땅을 파면 밥은 굶지 않겠지 하는 소박한 꿈으로 살아가지만 월말이면 날라오는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