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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피서

어릴때 피서는 따로 없었습니다.
땀나도록 일해본적도 없고 더우면 강에나가

멱도감고 골뱅이도 잡으며 한여름을 지냈습니다.
헌데 그때도 어머니는 일이 많으셨는지

온몸에 땀띠가 나셔서 고생을 하셨지요.
여름이 막바지에 이르면 땀띠도 여물어서

참다못해 어머니는 피서를 가셨습니다.
개울을 건너 향교골에는 외갓집이 있었는데

조금 못미처에 작은 폭포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약수물로 까만 무쇠솥에 밥을지어 정성을 드리고는

폭포아래에서 물을 맞으셨습니다.
그러면 땀띠가 들어간다고 하셨지요.

그곳에서 조금만 더가면 외갓집도 있었고...
겸사겸사 어머니는 그렇게 피서를 하셨습니다.

(만약에 개발이 안되고 그냥 보존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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