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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한복의 아름다움

지금 한복은 아름다운 색깔과 감촉이 비길데없지만
예전의 투박한 한복에도 나름대로 멋을내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디자인같아도 바느질엔 법칙이 있었죠.
모든 솔기는 뒤쪽으로 꺾어서 인두질을 해야하고

옷고름을 다는 위치도 정확해야하며 깃을 다는 위치와
동정의 넓이또한 옷감에 따라 달라져야합니다.

똑같은 옷을 입어도 어머니의 솜씨에 따라 옷맵시가 나는거죠.
저고리앞섶의 살짝 뺀 선이라든가 (도련)그림같이 사~악돌린 깃의 둥근모양

실밥을 감추고 달아야 하는 동정의 바느질과 풀먹이는 농도에 따른
옷감의 변화는 너무 뻣뻣하지 않고 너무 후질근하지도 않고

매끈하면서도 상쾌한 느낌이드는 옷을 만들기위해 애쓰셨죠.
나는 한복을 별로 안입어 봤지만 어머니는 분홍저고리와 남(감)색치마나

또는 소매끝과 옷고름 소매밑에 색깔을 덧대는(반회장) 명주로된 비단한복을 입으셨습니다.
이옷은 손질해 입기도 어렵지만 물 한방울만 떨어져도 얼룩이지는 옷이라

설명절이나 잔칫날아니면 입기가 어려웟죠.
일상복으로는 무명이나 광목으로 옷을만드셨고 봄가을에는

옥양목으로 지금의 깨끼옷처럼 얇게 박음질을해서 입으셨는데
옷고름대신 매듭으로 만드신 단추를 기억합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바느질을 가르키려 하셨으나 이미 개화기에 들어선
나는 배우기를 싫어해서 아무것도 할줄을 모르고 또한 세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해서 질기고도 가벼운 나일론 옷감이 등장하고 삶지도않고 다림질도 필요없는
좋은옷이 값싸게 들어왔으니 어머니들의 수고로움이 한순간에 사라졌답니다.

그래도 매듭지어 단 단추로 앞섶을 여민 옥양목 적삼과
삼베로 만든 적삼(여름날 일할때 입는옷)들은 여름날 보릿짚으로 만든 부채를 흔들면서

한번 떨쳐 입어보고픈 그리운 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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