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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새 한달이 또 갑니다.
내게도 젊은날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커가는 아이들을 향해 잔소리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일찍 깨우고 도시락 들려 학교 보내고
 나도 점심싸서 집에가고 하루가 짧았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인가 어느날 밤중에 나는 알았습니다.
 한잠 자다가 깨어보니 머리맡에서 아들이 주말의 명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쇼생크 탈출인가 하는 영화였는데 끝부분만 좀 같이 봤습니다.

주인공이 온갖 고난을 거쳐 탈출에 성공하여 대서양인지 어딘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끝이나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조그만 입에서,
"아~감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하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깨닳았습니다.
 내가 자는 시간에도 세월은 흐르고 아이들도 이미 자라 어른과
같은 눈높이가 되어 있다는것을....
 
그후로 나의 잔소리는 점차 줄었습니다.
이제 십여년의 세월이 더 흘러 둥지를 떠난 내 딸은
보름에 한번 한달에 한번 띄엄 띄엄 집에 옵니다.

내가 딸을향해 잔소리 할 새가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전세가 역전 되었다고나 할까요.
 
"엄마, 집도 허술한데 집단속 잘하고 다녀요" 라던가
제때 잘 챙겨 잡수시라던가 잔소리를 듣고 삽니다.
 한편 대견하고 한편 서글퍼 집니다.

자식이 울타리라고 하더니 이제
그들에게 보호 받아야하는 신세가 되었나하는
서글픈 마음입니다.
 
 애들은 잔소리로 자라고 어른은 잔소리를 들으며 늙어 갑니다.
몇번식 반복해야 알아 듣는 나도
 
예전에는 빛나는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며 잔소리대신 용기와 격려의 말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어느새 찬바람은 내곁을 맴돌고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커피 한잔으로 허전한 마음을 달래 봅니다.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오늘하루도 그렇게 흘러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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