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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누에치기4

누에가 섶을 타고 오른지 일주일쯤 지나면
단단하고 예쁘게 집이 지어지고 누에는 번데기로 변한다.

번데기가 되기전에 팔러가면 불량판정을 받게 되므로
집에서 잘라보아 번데기가 된 다음에 겉 껍질을 제거하여
흠있는것과 오물이 묻은것을 분리하여 조합으로 팔러간다.

대개는 6월 20일경 음력으로 오월 단오가 앞뒤로 걸릴때
우리 식구들은 노동의 댓가를 넉넉히 받아서 각자 옷도 사입고 유용하게 쓴다.

내나이 스물넷도 넘은 어느 늦은 봄날 아니 초여름이 옳겠다.

나는 그돈으로 ㅇㅇㅇ의 ㅇㅇㅇ를 찾았다. 
ㅇㅇㅇ 의 작은배안에서 나는 어떤 남자를 만났다.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란말 그대들은 아시는지....

이넓은 세상에서 내곁에 앉았던 그남자가 바로
지금도 내곁에 앉아서 평생을 내 발목을 잡았으니...

그다음해부터 나는 누에를 치지 않았다.
내 빛나는 젊은날 뽕나무밭에서의 시간들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 오빠와 동생들과 왁자하게 살던 그때가 그립다.

지금 옛집 열두식구가 우글거리며 살던 그 집에는
늙은 오빠와 올케언니 두분이서 머루와 인삼을 키우며 소일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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