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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누에치기2

누에는 한마디로 벌레다.
애정이 없다면 만질수 없다.

처음엔 좁쌀알보다 적은 알에서 부화가 되는데,
뽕잎을 잘게 썰어 먹인다.

첫잠을 자면 1센티정도 자라는데 대개 일주일정도면 또 잔다.
자는시간은 하루정도 걸린다.
석잠때 까지는 크게 일손이 들어가지 않는다.

근데 막잠은 조금 더잔다.
그때부턴 누에가 막 늘어난다.

주면 주는대로 먹어 치우고 어제는 한산하게 놓아주었던 누에가
금방 서로 닿아서 밖으로 떨어진다. 똥은 또 얼마나 싸는지...

엄마와 나는 새벽부터 누에 똥을 가르고
잠박을 늘려 주고 먹이를 주다보면
늦은 아침을 먹게 될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침먹고 뽕따러 가다보면 아무리 많이 따도 한번 주면 없고
점심먹고 따서 저녁 주면 크게 남지 않는다.

나중에는 나무를 베어다 가지채로 주기도 했다.
이렇게 일주일을 지내고 나면 다음날부터는 누에가 늙기 시작한다.

누에가 늙으면 머리부터 말갛게 변해가는데
꼬리까지 변해가면 방을 치우고 누에 섶을 준다.

섶은 솔 가지를 꺾어다가 주기도 하고 짚을 틀어서 만들기도 하며
문살처럼 생긴 것을 사서 쓰기도 했다.

솔잎에서 지은 누에고치는 포르스름한것이 예쁘나 솔잎자국이 많고
짚으로 된 섶은 약간 누르스름한 고치가 된다.

그렇게 한번 홍역을 치르면 한해 쌀 농사 지은것보다
많은 수입이 있었다. 적어도 몇년은 호황을 누렸다.

그후...차츰 차츰 값도 떨어지더니 나중에는 중국산에 밀려
지금은 흔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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