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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이브를 위하여..

동네마다 예배당 없는 곳은 없다.
어린날 크리스마스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냥 옥수수나 튀어다먹고 하던것이 전부였다.
대개 연세드신 할머니가 많이 다니시고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는데, 그중에 처녀 총각이 더러 섞여 있었으니....

예전엔 남녀가 같이 어울리는 일이 없었으므로
예배당에선 가끔 문제가 발생했다.

그것이 아름다운 만남으로 결실이 맺어질수도 아닐수도 있으므로
점잖은 집안에선 절대로 교회를 보내지 않았다.

집안의 망신을 무릅쓰고 믿음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할때면
그 당시로선 보기 어려운 면사포에 드레스로 서양식 결혼을 하곤 했었다.

조금더 어린 아이들은 평소에는 교회를 안가다가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교회로 몰려갔다.
놀기좋고 먹을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크리스마스전 날 밤 교인들 모두는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찬송가를 불렀다.

집집마다 돌면서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고,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은 자다가 일어나서
감사의 표시도 못하고 그냥 튀긴 옥수수나 엿,
그런거나마 들고나와 드리고는 했다.

교회 문턱을 넘어본 일은 없지만
집집마다 행복하게 사시라고 하느님께 빌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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