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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동짓달 기나긴 밤2

요즘은 밤이 너무 깁니다.
낼 모레가 동지니까 가장 긴 이겨울밤을 무엇으로 소일하시나요.

어릴적 테레비도 라듸오도 없던 시절의 이야깁니다.
우리 할머니는 책읽는 소리를 너무 좋아 하셔서
어머니는 장날이면 책을 사오셨습니다.

초등학교 이 삼학년쯤 부터
나는 할머니와 온가족 앞에서 글을 읽어야했습니다.

지금도 유명한 춘향전,심청전, 장화 홍련전, 배비장전, 박씨전,사씨남정기,
삼국지, 설인기전,임진록,홍길동전, 구운몽,
짐승을 소재로 한 토끼전, 두껍전, 장끼전,등등 이래뵈도 고전소설 꽤나 읽었지요.

그덕에 옛글씨도 좀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은 새끼꼬고 길쌈을 하시면서
나의 책읽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밤이 깊어 배가 출출해 질때면 메밀묵을 채쳐서 말아먹든지
아니면 국수를 삶아서 김칫국물에 말아먹곤 했습니다.

충청도에선 간장으로 음식을 많이 하는데
강원도에선 김치 항아리에서 퍼온 얼음둥둥뜨는 김칫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습니다. 

메밀묵에도 간장으로 간을 하지만 위에 얹는 고명은
김치를 잘게 채쳐서 참기름 깨소금으로
조물조물 무쳐서 얹어 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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