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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나는 뛰었다...

며칠전의 일입니다.

밭에 콩을꺾어 쌓아놓고 콩탈곡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날이 돌아왔습니다.

여유있게 털겠다고 이틀을 빌렸었습니다.

******

아침에 여덟시반까지 도착하겠노라고해서 여덟시에 

산엘 들어갔습니다.

하우스에서 작업복을 갈아입고 유모차를 밀며 내려와서

덮어둔 갑바를 벗기려니 손이 엄청 시렵더라구요..

남편은 탈곡기를 안전하게 움직이려고 마뚝을지나 멀리돌아서 

평탄한쪽으로 들어왔습니다..

근데 가까이 오는걸보니 앞쪽에서 흰 연기가 나는것 같더라구요.

추워서 김이 나는건가? 

도착을 하고 엔진을 껐는데 갑자기 연기가 솟으면서

아랫쪽에 불이 붙은겁니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흙은 땡땡얼고....

연료는 휘발유인데.....

남편이 당황해서 여기저기 손이 들어갈곳을 찾는순간 

저는 냅다 뛰었습니다.

하우스안이라면 흙이 얼지는 않았을테니

그거라도 뿌려서 꺼야겠다고 유모차를 밀면서 뛰었지요.

작은푸대 두개를 싣고 다시 내려 뛰는데 연기가 멎었데요...

******

농기계는 새것이었다는데 웬일일까요..

남편도 당황했으나 이곳을 찾아 열고 뜨거운 선을 잡아당겨 불을껐다는데

머리를 여기저기 부딛혔다고 합니다.

전화를 하니 한참 현장으로 기계를 실어나르고 하느라

바로는 못오고 늦게서야 다른기계가 와서 콩을 털었습니다.

한참은 다리가 후덜덜 떨리고 가슴이 쿵쾅 거리데요..

급하니까 다리가 아픈지 안아픈지 그냥 막 뛰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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