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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누구의 죄일까....

어제 저녁무렵 산불감시원아저씨는 파김치를 담겠다고

쪽파를 사신다며 고개를 올라오셨습니다.

"아래 길 갓집에 장례식장차가 와 있데유.."

누가 아픈사람 있냐고 물어보더만요..

그댁에는 90이 훨씬넘은 할머니가 계시고

오십대후반인 아들이 간암말기로 투병중이며......

******

그래도 연세드신 양반이 먼저 가시는게 맞지....하면서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남편은 아침부터 상갓집으로 내려갔습니다.

동네에 사는 나이든사람들이 도와야할 일입니다.

******

자식들을 다섯이나 두었지만 멀리사는 큰딸은 70이넘어 골골하고

아래 삼형제는 이세상에 없고 막내만 투병중에 있습니다.

그아들도 병원출입을 하게 되었으나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평소에 일을하던 집에서 도와주는데 아침에 원주까지 데려다주고 

집에와서 일을하다가 저녁때 가서 델고오는일이 힘들다 했습니다.

종일 옆에서 따라다니며 수발을 들기에는 벅찬일이지요.

차로 태워다 주는 일 만도 감사한 일인데요.

처음 며칠간은 따라다니며 알려주고 어찌하나 지켜봤답니다.

"병원엘가면 모르는건 무조건 물어봐라...모르는게 죄가 아니다."

배운것이없어 문맹인데다가 병원에도 잘 안다니던 사람이

큰 병원엘 다니려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번호표뽑고 줄서고 하는일부터 하나하나 시켰는데

차츰 혼자서 해내더랍니다.

형제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장애인이라 막다른골목에 서있는 이사람...

그래도 해내려는 노력으로 차츰 차츰 홀로서기에 성공을 했습니다.

도움을 준 이웃형님도 참 좋은사람이지요..

그나저나 할머님 좋은곳에 가셔서 마음의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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