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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칠석이 지나갔다.

며칠전부터 온다온다하던 소나기도 없이

뜨거운 칠석이 지나갔습니다.

배추모종 심은것이 다 시들고 고갱이만 겨우 살았는데

그제께만 하여도 천둥소리만 우르릉 거리더니 

바로 앞 개울건너에는 엄청나게 쏟아지는 소나기가 있었다네요...

이게 뭔일이래요..김장배추가 돌아가시게 생겼습니다.

말리던 고추가 다 말라가기를 기다려 이삼일 빡세게 고추를 땄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포대안에서 사흘을 묵은 고추는

물러터진놈이 한삼태기는 나왔습니다.

칠석날 하루를 비우기위해 일을 계속했더니 눈에 땀이 너무 흘러들어가서

눈이 침침한게 영 안좋습니다.

그래도 어제 점심때 다시 한곡간을 채우고 건조기를 들렸습니다.

남편이 장거리를 해오고 저녁으로 제물을 손보아 두었습니다.

아침에 제물을 챙겨서 영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제물은 모두 생것을 쓰는지라 힘든것은 없다해도

그래도 신경이 쓰입니다.

덥다고 도포를 안입으시는분들...

힘들어서 절을 못하시는 할아버지....

마루가 좁아서 댓돌아래에서 절을하는 젊은이....

*******

제가 이일을 해온것만도 37년이 넘은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불때서 밥을하고 닭계장도 끓이고

반찬까지 다 준비해서 내려와 일을 치렀는데 

남자분들은 금고를 열고 서적을 꺼내서 거풍을 시킨후 다시 정리를 하고

점심을 드셨지요.

지금은 보관이 힘들어서 다 다른곳으로 보내서 귀한 서적은 없다고합니다.

그러니 그저 절만 구부렁구부렁 시간반정도를 한후에

다과만 좀 드시고는 식당으로 떠나셨습니다.

도와주는 형님 두분중 큰형님은 87세 작은형님은 77세이신데

앉았다가 일어서기도 힘들어하시니.....

저는 또 얼마나 이일을 계속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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