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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내 마음을 받아줘...

어느새 가을이 깊어졌습니다.

길가의 가로수에 이쁜빛이 돌더니 어느날 된서리에 고운 빛을 잃었습니다.

늦게 태어난 과꽃이 서리를 이기고 고운모습입니다.

이제 끝자락에 와있는 구절초와 피어나기 시작하는 국화들만

제모습을 잃지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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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끝나갑니다.

들깨를 털고 밭정리만 하면되는데 이게 또 쉬운게 아니지요.

쇠말뚝만 2천개이상, 굵은 파이프도 오이섶도 

걷어들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노지밭의 청양고추는 서리에 푹 삶겨서 따는것은 끝입니다.

하우스안의 청양고추가 좀 남았습니다.

날마다 몇관씩 따서 아침장에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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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장거리가 시원챦아도 장터엘 나갑니다.

이젠 사양길에 들어선 새벽장이지만 연세드신 노인양반들이

몇몇 나오시고 장꾼분들도 물건을 사거나 주문을 하러 오는곳이지요.

이동네 저동네 잔잔한 소문들과 농사얘기로 잡담을 하다가

되멕에 할머니가 따라주는 믹스커피를 마시고 헤어진답니다.

차츰 심심한 이웃상회의 연세가 그만 그만한 분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날은 믹스커피를 안마시는 분을 위해 드립커피를 내오시기도 하고

다른 차들도 마시며 아침시간을 보내다 각자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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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한 아저씨(할아버지)가

여럿이 모이는 비좁은 장소에 오미자차를 끓여서는

딱 한잔을 쟁반에 바쳐 들고와서  할머니를 주신대요..

그도 잔이 찰찰 넘칠만큼 가득 담아서

두손으로 받아야만 할정도로 가져오신대요.

그도 날마다.....

그러니 할머니가 얼마나 부담스러우시겠어요.

더러 대가품도 하시지마는 사양을해도 무작정 끓여 오시니

어쩌면 좋을까요..

그분은 4년전에 혼자되신 홀아버지이시고

할머니도 홀어머니이시니 침으로 난감하쟎아요..

어쩐대유....

이제야 남녀를 따질만한 연세도 지나기는 하지만서두

웬지 느낌이 이상하쟎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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