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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라떼는 말이야...

세상에는 믿을사람 아무도 없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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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아침저녁으론 춥다소리가 절로납니다.

외곽도로를 지나다니다보니 벌써 들판이 비워져가고 있더라구요.

큰 들판부터 추수를 하기 시작하여 맨나중에

산골 다락논을 베게 되겠지요..

지난 비에 벼들이 쓰러질듯 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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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제가 논농사를 지을때는 낫으로 베어 논둑가에 늘어놓았습니다.

논은 물이나는 논이라 벼를베어 세워두면 생전 마르지도 않았지요.

그러다가 콤바인이 생기면서 많은 일손이 덜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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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해인가 작은집에서 콤바인을 사서는 탈곡을하고

나머지 시간에 동네일을 하기 시작했지요..

품삯은 열가마에 한가마니를 떼는 방법이었는데 

수입이 괜찮았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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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이웃농가에 일을 하러 갔는데

이 콤바인은 지금같은 탱크시설이 없는 구형이라

한사람은 옆에서 벼 푸대를 받아내야 하고 

한사람은 메어다가 차에실어 건조기로 나르는 방식이라

인부가 서너명은 되어야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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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다 되어서 그집 아줌마는 점심밥을 한광주리 머리에 이고

일을하는 논가로 찾아오셨답니다.

멀쩡한 길이어도 더러는 쥐굴도있고 땡삐집도 있는데

그만 발을 잘못 헛딛으셔서 높은 논둑길에서 아랫논으로...

미끄러지셨답니다.

그래도 밥광주리는 엎지 않으려고 머리에 이신채로 

논둑에 기대서서 도와달라 소리를 치셨다는데요.

일하다말고 모두들 달려와서 밥그릇을 빋아놓고나니

이 아줌마가 허리를 삐끗하셨는지 움직이지를 못하시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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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있던 아저씨가 등을 들이밀며 업히라고하니

한사코 사양하시며 자기집 아저씨를 부르더래요...

아저씨는 아줌마보다 연세도 조금 더 드신데다가

체격도 왜소하시고 아줌마는 덩치도 좀 있었는데

아저씨가 아줌마를 업고 힘을 있는대로 썼는지

그만 아줌마가 어깨너머로 훌러덩 넘어가 버렸더래요..

아픈허리가 그바람에 더 망가져서 기어이는

다른 아저씨가 업어다 논둑에 내어 놓고 병원엘 가셨다고 합니다.

한동안 병원을 다니셨다는데 아마 지금도 허리가 아파

남편원망을 하시고 계시지는 않을까 싶어요.

저절로도 허리가 아픈 세월에 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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