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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

모내기철이 돌아왔어요.

예전엔 하얀붓꽃이 필때면 모내기철이라고 했었는데

꽃들이 핀지도 며칠이나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모내기도 며칠전부터 시작했다는거예요..

우리가 모를 안심으니 모내기철도 당겨진걸 몰랐네요..^^

작은 붓꽃이 사흘전에 한송이가 피더니 금새 이만큼 피워냈습니다.

내일쯤이면 거의 반은 필것 같아요...

*******

아주 오래전에 논농사를 지을때는 지금처럼 가물으면 아주 큰일이었습니다.

논이 생길때부터 개울물을 끌어들이는 큰 보를 만들었고 그물길을 동네 안으로 들였지요..

봄이면 논농사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보를 손질하고

대표자를 뽑아서 그분이 시키는대로 물을 대도록 하였습니다.

다행히 보가 바로 옆에있는논을 부치는 우리집은 논이 마르지는 않았습니다.

큰보에서 작게 도랑을 내는 봇도랑마다 작은 물고를 내고 

저마다 물을잡아 모내기를 하였지요.

아주 가물을때는 봇강구(책임자)가 시키는대로 적당히 물을대고는 아랫논으로 물을 흘려보냈습니다.

물론 아랫논이 마른다하여 윗논의 물고에 함부로 손을대면 큰일이납니다.

젊은이들은 뒤로하고 연세드신 아버님들이 술한잔씩 하시고는

물고를 지키시곤 하셨습니다.

(맨정신으로는 야박하게 하기 어려우니까요.)

늦은밤까지 지켜도 어느날은 누군가가 물을 빼어가는일도 벌어졌었습니다.

그중 봇강구아저씨의 재량으로 하는일이 모심는 날을 받은 순서대로

어쨋거나 모는 심어야 하니 물을대는 우선권을 주는것이었습니다.

그런날은 동네청년(아줌마들도 섞여서 모를심음)들이 모여서 모를 심으며

노랫가락도 흥겹게 흘러 넘쳤었답니다.

지금처럼 가뭄이 심할때 오라버니는 어떻게 물을대고 모를 심으시는지

동네의 그 길고 넓은것 같던 봇도랑은 지금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중간중간 관정도 파고 봇도랑은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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