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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풍경

손이 시리지만 않다면....

며칠 날씨가 포근해서 해가 중천에 뜰때쯤

산골짜기로 들어갔습니다.

마땅히 할일은 없지만 찾아보면 또 여간 많은일이 있는게 아닌지라

첫날은 마뚝으로 다니며 나무에 감긴 환삼덩굴도 걷어주고

길게자란 나뭇가지도 잘라주고 그랬습니다.

깨금이 잘달린다는 나무에서 주워온 씨앗을 심은 깨금나무가

열매가 달릴만큼 자라있기도하고  라일락나무밑으로 심어둔

화살나무가 자라길래 올봄 꽃을보고는 라일락나무도 잘라내려합니다.

심은지 15년쯤되는 나무들은 이제 후세에게 밀려나야 하는 신세입니다.

연못가에 심어논 하얀붓꽃이 많이 퍼진데다 

마른잎이 푹 덮어서 일일이 잘라주고 옆쪽을보니

부스스한 붓꽃들이 또 손길을 기다리네요..

이건 노란독일붓꽃입니다.

작년에 멀리서온 하얀색 겹명자나무인데 이만큼 자랐습니다.

처음에는 한뼘길이에서 묵은 줄기라 그랬는지

두송이의 꽃망울을 달아서 흰명자나무란걸 알았답니다.

총 일곱나무중 세나무는 색깔을 모르는데

겨울 추위와 가뭄을 이기고 다 살아나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그냥 걷다가 나무하나 살펴보고 냉이도 한줌 캐보고

둑밑으로 내려가서 두릅나무도 손질해주고 그럽니다.

손이 시리지 않을만큼 만 날이 풀려도 좋겟씁니다.

남편은 이제 하나 둘 올라오는 시금치싹을 보면서 

"보름에는 먹을수 있겠지?" 그럽니다...ㅎㅎ

제철에도 한달은 더 키워야 먹을수 있는데요..

그렇게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도 저또한 죽은듯이 캄캄한 흙만 보고도

달래가 곧 올라오겠지...쑥도 조만간 올라올테고...

하면서 들여다봅니다.

실은 제대로 살아있기나 한지도 모르면서 데굴데굴 눈망울을 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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