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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칼국수 이야기2

꽤 오래된 어느날 일입니다.

남편은 집안일은 잘하지만 남의일은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남들은 잠깐씩 남의일을 하거나 공사판에서

용돈 벌이라도 하건만 이 아저씨는

 남의돈은 노랑동전 한푼 벌어다준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동네에 집을짓는 일손이 부족해서

일좀 도와달라는 부탁으로 며칠간 남의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짜고 매운것을 못먹는 남편은 항상 음식에 조심을 했습니다.

지금처럼 동네에 식당이 없던 시절이라 일하는 근처

일가 형님댁에서 참과 점심을 맡으셨다고 합니다.

 

 하루는 참으로 칼국수를 차려 내셨답니다.

날씨도 쌀쌀하던때라 뜨신 방에서 국수 한그릇을 다 비우고

마지막 국물을 마시던 참에 남편의 눈에 이상한것이 보였다네요...

 

 아주머니, 국수에 후추 넣었어요?

 아니유....그럼 이게 뭐래유...

그릇 밑바닥에는 거뭇거뭇한 물체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다른사람의 그릇에도 똑같이 들어있었대요.

 

 다시 물어보니 이 아주머니는 물국수에

부패방지용첨가제를 스프인줄알고 집어넣었답니다.

 

이에 남편이 아연실색...

속에든걸 뱉으려니 이미 목구멍을 지나 저아래에 자리잡고 있는것을....

 

 다른 친구들은 눈만 꿈벅꿈벅...

아무도 배가 아픈 사람은 없지만 남편은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한대로 위세척이라도 해야하지 않겠나 싶어

포장지를 찾아 식품회사에 전화를 걸기에 이르렀지요.

 

이 난리통에 그만 국수를 끓인 이 아주머니....

휙 돌아 앉더니만 남아있는 국수국물을 누가 말릴새도 없이

사약 마시듯 벌컥벌컥 들이마시고는....

젊은사람들 다 죽이고 내혼자 살아 뭣하냐고 같이 죽겠다고 하셨답니다.

 

잠시후 회사의 답변왈...

먹으면 안되는 것이긴 하지만 몸에 크게 해롭지는 않을테니

안심하시라나....

 

그제야 배를 쓸어내린 이 아저씨 십년감수를 했을테지요^^

그집 아주머니말씀...서방님 서운해유....

설마 먹고 죽을걸 드렸겠슈...서운해유^^

 

그렇더라도 그만하길 다행이지 큰일날 뻔 한 일 아닌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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