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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들

그들이 돌아왔다.

쵸코가 떠난후 겨울동안 산골을 지키며살던

왕방울이와 쥐방울이는 추위에도 잘 견디며

하루에 한번 들르는 주인에게 사료와 물만으로 

지루한 겨울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왕방울이는 4년이 넘고 쥐방울이도 큰 고양이로 자랐습니다.

*****

쵸코를 잃고 상심하던 저는 그들을 살펴보지않고

어느때는 남편혼자서 돌보기도 했지요.

음력설을 며칠 앞두고도 녀석들을 봤었는데

설을 쇠고 들어가니 두 녀석이 사라졌습니다.

산골에는 이웃도 먼데 어디로가서 안오는지....

그릇에는 남겨진 사료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설마 누가 잡아갔을려고..하면서도 불안하고

혹시 어디가서 죽었으면 어쩌나 기가 막히기도 했고요.

산에 올라가 찾아보고 싶지만 기운도 달리니

그러지도 못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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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무도없는 산골에서 나무전지를 하다가

소리내어 방울이들을 불러보기도 했었지요.

이제는 끝이구나...한녀석이 가니 나머지녀석들도

다 나가는구나...

이렇게 한시대가 지나가는구나 체념할즈음에

홀연히 왕방울이가 나타났습니다.

아침에 차에서 내리는데 저 아래에서 뛰어오는겁니다.

무심한 녀석이 야옹거리며....

하두 반가워서 사료를 듬뿍 퍼주고 물을주고 살펴보니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털도 푸스스하고 윤기도없고 때가 꼬질꼬질한듯 했습니다.

그러고도 며칠후 정확히는 보름을 지나고 열이렛날,

드디어 쥐방울이도 나타났습니다.

연못가에서 올라오며 야옹거리는데 애교많던 녀석이

쓰다듬으면 가만히 있고 힘도 없어보였습니다.

먹을것을 주고 살펴보니 여기저기 물려서 딱정이가 생긴곳도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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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암코양이를 따라 마을아래까지 내려갔었나봅니다.

우리가 살펴봤을때는 눈에 띄이지 않았었는데

어느 귀퉁이에서 지냈는지요.

쵸코가 있을때는 한번도 집근처를 떠나본적도없고

낯선고양이들이 얼씬만해도 끝까지 쫓아가서

주변에 얼씬도 못하게 만들었었는데

울타리가 없다보니 녀석들이 이렇게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요즘엔 낯선 고양이가 한마리 올라와서는

쥐방울이를 자꾸 물어뜯는지 요즘은 한쪽다리를 못쓰고

절룩거리더니 어제는 엉덩이쪽 털이 푹 뜯기고

피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저보다 큰놈이니 그냥 두면 물려죽을까봐

오늘은 쥐방울이를 시내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새로 키우게된 강아지가 얼른커서 서로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데

그동안은 어떻게 이녀석을 보호해야할지 걱정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