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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비오는날도 먼지나게....4

어제는 종일 덥더니 이윽고 뭔일을 저질르려는듯...

오늘은 자욱한 안개속에서 시작을 하였습니다.

*****

예약했던 병원진료를 마치고 집에 들어간시간이 11시무렵..

벌써 안개비가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은 며칠만에 찾아온 트랙터로 풀숲이 가득찬 묵밭을 대충 로타리치고

논에 수북한 볏짚을 걷어내고 있었습니다.

*****

"볏짚은 놔두구 하우스비닐부터 씌워야쥬~~"

남편도 아들도 곧 달려와서 비닐을 씌우기에 돌입했습니다.

이미 파이프가 젖어서 비닐이 척척 달라붙는걸 들썩들썩 흔들어가며....

옆의 뱃드에 나선철로 고정을 시키고 대충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남편이 파밭관리기로 옆의 비닐을 묻어주고

늦은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때까지 바람도 안불고 비는 쇠코에 땀이난 정도로 와 주었습니다.

******

봄 내내 가물고 바람도 심하여 밭 설거지를 못하였습니다.

미리 마뚝에 쌓아논 검부라기며 온갖 낙엽들...

비닐쪼가리등등...

게다가 복분자 죽은순의 가시덤불....

집주변의 나무자른 부스러기들....

오후내내 불을 질러서 태우는데...글쎄.....

저 아랫집 마당에 차한대가 삐죽이 보이더니만

(그집아들차인줄 알았슴, 똑같이 생겨서)

좀 있더니 불이 번쩍번쩍하는차가 올라오고 뒤이어 트럭이 올라오고해서

불 싸놨다고 붙들어가려는 차가 올라오는줄 알았다니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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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있어도 조용해서 슬그머니 내려가보니

어느 일없는 아저씨가 산골동네 골짜기마다 구경을 다니시다

좁은 농롯길 끄트머리에서 돌아가시려고 미적거리시다

앞바퀴가 살짝 마뚝밑으로 떨어지신거랍니다.

사람도 안살것같은 골짜기에 차가 갑자기 서너대 들어서고요.

그와중에 비온다고 일을 일찍끝낸 동네 아저씨가 트랙터를 몰고

밭 로타리친다고 올라오고요.

뭔구경났다고 그아래 작은집 아이들까정 몰려들어

삽시간에 왁삭왁삭 사람사는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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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비를 맞아도 몸이 젖지않을만큼 옷이 방수가 되는데

쵸코는 진땅을 덥적거리고 옷도 젖고 해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도저히 차에 태울수가 없어서 찬물에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습니다.

어찌알고 딸래미가 옷을 두벌이나 사놨다길래

병원다녀오는길에 가져온게 다행이었습니다.

 

집에와서 따신물에 다시 목욕을하고 알록달록한옷을 입혔습니다.

녀석은 제곁에서 또아리를틀고 잠을자는중입니다.

제가 잠자리에 들려하면 자다말고 저를찾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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