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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사발 농사

여러분은 사발 농사에 대해 들어보신적 있으신지...

 

 정확히 36년전 내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스무살 나이에 아무것도 없는 남자에게 시집을 온 그녀는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이 힘들었지요.

 

지금은 힘든일 서로 안하려고 하지만 그때는

품을 팔을려고해도 일거리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남의 농삿일을 거들어주고 그저 입이나 얻어먹고...

대개는 품앗이를 했으니까요.

 

남편이 일을 갈때마다 아내도 덩달아가서 하루종일 거들어주고

밥도 해주고 그러면서 같이 얻어먹는것이 사발 농사입니다.

 

어느날 그날도 남펀은 타작마당에서 하루종일 와릉와릉하는

발기계를 돌리면서 일을하고 아내는 갈퀴로 검불을 걷어내며

일을 했답니다.

 

다 저녁에 밥을 안치고 국을 끓이는데 웬지 속이 거스러워서

비린반찬을  간신히 만들어놓고는 집으로 올라와 버렸답니다.

 

어린 아내는 애가 들어선것도 몰랐지요.

일을 끝내고 돌아온 남편의 손엔 밥 한그릇과

국 한양재기가 들려있었답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누워있는 아내를 일으켜서는

소당같은 손바닥으로 두 뺨을 사정없이 이쪽치고 저쪽치고....

고개를 돌릴새도없이 번개북치듯 한참을 얻어맞은 아내...

 

 돌아갈 친정도 없는 어린 아내는 도랑가에 나와 부은 얼굴을 씻으면서

하염없이 울었답니다.

 

여자가...진종일 일한 남편에게 밥그릇 국그릇 들고 다니게 만든다고.....

저녁도 굶고 매만 맞은 그녀...

지금은 서른 다섯이 된 아들과 낼 모레면 환갑이 되는 남편과

훌륭한 삶을 살지만 아주 가끔은 옛날의 사발 농사를 떠올린답니다.

 

그 남편...평생두고 후회할일 저지른거죠.

그때는 밥은 굶어도 남자의 자존심은 세우고 살았었는데

지금의 그 남편..... 이게 뭔 일이댜~~~

 

그 집에 놀러가면 가끔 남편이 청소도하고

커피도 타고 그러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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