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사는 이야기

새로운 시작..

내 나이 마흔을 갓 넘길무렵...

남편은 쌀농사와 고추농사만으로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힘들다고

하우스농사를 하지고 하였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싫다고 잘랐습니다.

채소농사는 해본적도 없고 게다가 팔아먹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은 걱정말라며 공판장에 같다주면 된다고 밀어부쳤습니다.

끝내 반대는 하였지만 남편은 그냥 혼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 지도소에서는 오이와 토마토를 작목으로 선정해주고

찾아와서 지도도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길옆에 있는 사람들은 지도도 잘해주고 여러가지 자재도

지원을 하였으나 산골깊숙히 자리한 우리집에는

별로 지원을 안해주었지요.

 

그래도 농사는 참 잘되었습니다.

하라는대로 열심히 하고 키우기는 잘 키웠으나

출하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차도 없고 경운기로 싣고 공판장까지 다녀오려니

오후시간이 다 날라가 버리는 것입니다.

 

물건도 얼마 안되는걸 가지고 선별을 해서 가져가면

좋은것은 제값을 받지만 다음부터는 헐값을 지나

박스값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생각다못해 남편은 오후에도 일을하고 물건은 저녁에 손질해서

새벽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새벽장엘 나간날....

어릿한 촌 아저씨가 오이몇접을 딸딸이에 싣고 장터 한귀퉁이에 섰습니다.

 

늘상 물건을 떼어가는 아줌마들이 거들떠도 안보고는

다른사람한테서만 물건을 삽니다.

한참 후에야 지긋한 아줌마하나가 남편에게

"사돈, 이오이 얼마야?"

남편에게 사돈이라니....

"ㅇㅇ값에 날 주지.."

곁에있던 또 다른 아줌마가...

"삼촌,그렇게해...오늘은 물건이 많이 나왔어..."

 

생면 부지의 여인들이 반말짓거리로 흥정을 해대는데

이 아저씨 가만히보니 아까 다른사람한테는 좀 나은값을 주는것 같던데

첨이라 후리는가 싶어서 속으로 열을 받았지 뭡니까...

 

우리의 착한 양반 충청도 아저씨가 내 뱉은말...

"안 팔아...."

그렇다고 산전수전 다 겪은 아줌마들이 눈이나 꿈쩍하겠어요.

"안팔걸 왜 같고 나왔어.."

"그래주고 가요...삼촌"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골이 생겼어요.  (0) 2008.06.08
저잣거리에 발을 들여놓다...  (0) 2008.06.04
어머니...  (0) 2008.05.11
관광 유감2  (0) 2008.04.29
관광 유감.  (0) 2008.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