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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

일 못하는 늙은이와 쥐 못잡는 고양이..

아침에 집엘 들어가니 늘상 밥 달라던 왕방울이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녀석이 젊을때는 새도 잡아오고 뱀도 잡아오며 나름대로

존재감이 컸었는데 이제는 털도 꺼칠하고

걷는것도 힘에 겨워하는것같고 목소리도 겨우 내는정도입니다.

무릇 사람사는 집에는 일못하는 늙은이와 쥐 못잡는 고양이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 녀석은 어디로가서 아침밥을 먹으러도 안오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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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늙은이는 하우스에 들어앉아 종이상자에

이름을 찍고 테이프를 붙이고.....

하루하루 조금씩 늘어나는 가지들....

남편이 따다주면 선별해서 박스에 담습니다.

곧은것은 박스에 담고 구부러진것은 봉지에담아

아침장에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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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들깨모종을 하였습니다.

씨앗을 파종기로 둘둘 굴려서 심은곳은 풀이 모종보다 더 커서

어제 남편은 다시 갈아엎고 골을 켜 놓았습니다.

어제는 참깨밭옆에 오늘은 아랫밭에 모종을 다 심었더니

다리에서 쥐가 나려고합니다..

빗방울이 잠시 후드득하는사이에 하우스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어쩌다 내려올때 순을 쳐 주기는 했어도 손길이 미치지 못하니

엉망입니다.

멀리에서도 보이는 수박....
비좁게 모여있는 수박과 참외들...
잎속에 숨어있는 참외가 제법됩니다.

노랗게 익은것으로 골라서 여섯개를 따고 이녀석들은 

다음 기회에.....^^

자두도 토마토도 주인의 손길이 안가니 늘어지고

멧돼지는 늘어진가지를 다 부러뜨리는중입니다.

그런대로 구부렁거리며 이것저것 주워들이니

일 못하는 늙은이도 조금은 쓸모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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