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무렵 개사료가 떨어졌다고 남편이 시내를 나갔습니다.
아침에는 일찍 들어오니 가계가 문을 안열고
저녁에는 어두워야 집엘가니 가계가 문을 닫고해서 중간에 다녀오는겁니다..
다시 집엘 들어오는데 동네동생이
"형, 콩 안사가?"
"ㅇㅇ네 콩 털었다고 하던데..."
저번에 부탁은 해두었지만서도...
작년에도 믿고만 있다가 나중에 다 팔려서 못산 기억이 있기에
오늘아침 산에 들어가는길에 콩 수확을 마친 아저씨네 하우스엘 들렀습니다.
메주콩 서말을 사고 나오다가 다시 들어가서
한말을 더 샀습니다.
그 아저씨는 콩타작하느라 힘들어서 허리를 못쓰시겠다고
커피도 못끓이고 박카스만 한병 내어주셨습니다.
*******
남편이 콩을 심는다고 씨앗을 한자루사서 심은것이
흰콩은 아니고 모두 서리태라 올해는 열매가 안들고
모두 쭉정이뿐이었습니다.
검은콩을 얼마나 먹는다고 그렇게 많이 심으며
메주는 안쑬건가...바가지를 긁으려다 그만두었습니다.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아라...뭐 그런 심뽀지요..
남편은 고춧대를 정리하고 저는 하우스에서 한나절을
호밋자루로 각죽거리며 각자 자기가 할일하며 삽니다.
*******
오후에 일이 거의 끝나갈무렵 남편한테 전화한통이 왔습니다.
"뭐여? 아침에도 아무얘기가 없던데...."
콩타작 마친 아저씨네 아줌마가 돌아가셨다네요..
우리하고 다른집 콩을 나눠주고 집으로 올라가니 아줌마가 돌아가셨더래요..
우리보다 서너살은 더 드셨는데 치매가 조금 진행되어
정상적인 생활은 못하실 정도이시지마는....
"어쩐대유...장례식장은 어디여...."
그렇게 대화를 끝내고는 잠시 서로를 바라봤습니다.
얼마나 잘해먹고 오래살려구 허부적거리나 싶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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