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남편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환갑만 지나면 일을(농사)안할거야..."
그렇게 말한게 한두번이 아니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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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넘기고 10년이 지나도록 일은 여전히 합니다.
올해는 감자를 한바가지만 심어서 먹을것만 하자고 했는데
어느날보니 새로운 감자씨앗박스가 놓여있고
집에서하던 수미감자와 두백감자도 한박스씩은 남겨놓았데요.
그걸 모두따 놓기는 했는데 어느새 가져다가 심었는지
어제 산엘 들어가보니 새로운 감자박스가 또 있고
남편혼자 감자눈을 따고있더라구요.
우리는 비가 온다길래 차를타고 한바퀴돌고 놀다왔는데.....
하는말이 비니루 씌운것이 많이 남아서 더 심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심는거야 쉽지요..
뜨거운 여름날 감자캐고 선별해서 주워담고
생각만해도 숨이 턱턱 막힐것 같은데 어쩔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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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비가 온다니까 아랫동네에서 전화가 왓습니다.
감자심게 밭좀 갈아달라구요.
"올해는 아랫동네는 안내려가고 내 일만 할려구요."
전화에대고 이제는 기계일은 못하겠다고 거절을 합니다.
그동안 손바닥만한 밭들을 갈아달라 골 타달라...비니루 씌워달라.....
거절도 못하고 노인들이라 친구들이라....
기계맞춰가며 싣고가서 일해주고 내집일도 바쁜데 그냥 그렇게 살았지요.
어쩌려고 그런맘을 다 먹었을까....하면서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나이도 있는데 하루종일 남의일 하기도 힘들겠는데다가
큰밭도 아니고 작은밭 기계만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얼마나 속이 터졌겠어요..
일단 거절은 했으나 작은밭 가진 사람 몇몇이 자꾸만 목을 매네요.
맘을 단단히 먹고 인정에 끌리지 말아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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