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사는 이야기

한겨울의 마을회관.

울동네에는 노인정이 따로없이 그냥 다목적회관 하나가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가 노인회장을 맡으시고

아침 저녁 문을 열고 닫으셨습니다.

******

열쇠는 회장님 총무님 통장님 부녀회장님 그리고 가까이의 한분까지 가지고 계시기는 합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너무 열성적이셔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드나드시고

누군가가 담배를  방에서 피운다고 금연이라는 문구를 여러장써서

방마다 붙이시기도 하셨습니다.

정부에서 연료비와 전기세정도를 보조받고 있지만

회장님이 사비도 많이 지출하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간섭이 심해서 불편하셨던지 새로운 회장님을 선출하였습니다.

나이는 먼젓분보다 적지만 일이 많으셔서 경로당은 돌아보지를 않으시고

더러 행사가 있을때만 참석을 하십니다.

그러다보니 일없는 할머니들이 오셨다가 문이 잠겨서 그냥 가기도 하시고

때로는 반찬거리가 아무것도 없다고 불평도 하시고.....

그러신중에도 연세들이 높아져서 누군가가 모셔오지 않으면

놀러도 못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그런 와중에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회관에는 걸음을 안하던 젊은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른들이 이용하던 운동기구를 이용하다가 슬그머니 고스톱을 치기 시작한겁니다.

아주 상노인분들은 젊은이들이 놀고있으니 한쪽에서 잡담이나 하시다가

잡수실거나 잡숫고 일찌기 돌아가시는데 젊은이들은 모두가

아직은 마누라가 건재하니 저녁도 회관에서 해결하고요...^^

슬그머니 투덜거리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젊은놈들이 방 차지하고 앉아서 술마시고 담배 피고 불편하다고요.

저의남편은 술도 담배도 안하지만 그중에는 정말 골초도 계시고

더러 방안에서 담배도 피우셨는지?

새내기 노인들이 더 조심을 해야겠는데 익숙치않은 공동생활에

실수들을 하시나봅니다.

회관에서는 젊은이라고 야단을 맞아도 집에가면 손주가 몇씩되는

칠십노인네들이랍니다.

그중 남편과 통장님 그리고 한두분이 조금아래에서 젊은이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날도 먼지나게...5  (0) 2016.05.24
할머니의 봄날,  (0) 2016.04.30
눈이 내린 어느날의 풍경  (0) 2016.02.17
강추위가 찾아왔어요.  (0) 2016.01.21
1박 2일  (0) 201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