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저녁이었습니다.
핸드폰에 웬 낯선번호가 찍혀있길래 무시하려다가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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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세, 왜 그리 전화를 안받아..."
일할때는 걸리적거려서 집에두고 다닌다고 했더니...
"동세 청양고추 안따..?"
그러시는거예요.
"왜유~ 다 따다가 팔았지유...서리가 곧 올것 같은데
여적 놔두겠시유..."
"우리껀 놔뒀지?"
"아뉴~~고추 삭히실려구유?"
"이걸 어쪄...내가 저번 칠석제사때 달라고 부탁했었쟎여..
찬바람이 휭휭 부는데 기척이 읍써서 기다리다못해 전화를 해본겨.."
"으메... 이걸 어쩐대유..진작 전화를 하시지...지는 감쪽같이 잊어버렸대니께유.."
*******
그리하여 부랴부랴 밭을 둘러보니 못난놈들만 남은 청양밭이라
눈을 부라리고 살펴도 딸것이 없는지라....
맵다고 안팔리던 비타민고추하우스를 들여다보니 한구석에
청양이 한줄심긴게 다행히 쓸만하여
이밤에 골라담아 싣고 내려오다보니 이미 형님댁엔 불이 꺼져 있데요.
찬바람 맞으며 한뎃잠 한번 더 재우고 낼아침엔
잊지말고 가져다 드려야 겠습니다.
아~ 이 건망증..
일년도 아니고 두달전 일인데 까맣게 잊어버리다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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