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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떡 만들기(시루떡)

시제사에 떡을 올리는것을 사서 쓰는지도

몇해가 지났습니다.

이전에는 방앗간에서 쪄다가 썰어서 썼고요.

그 이전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

시집와서 처음 시제사 장만을 할때

저는 옆에서 구경만 했습니다.

어머님은 떡가루를 고르게 펴서 켜를 놓으셨지요.

시루본을 붙이고 불을때서 떡을찌는걸 돕지도않고

그냥 잤습니다.

새벽에 떡을 쏟으시고 저를 깨워 떡 먹으라고....^^

*****

시제 이틀전에 벌써 떡을합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떡쌀을 빻고 장거리를 하러

시내로 가십니다.

저는 팥을 따갠것을 물에 담그고

녹두도 담그고 검은깨를 볶아서 빻아놓습니다.

이렇게 팥이 물에 불릴동안

말린북어를 방망이로 통통두들겨서 부드럽게 손질을합니다.

산에가서 산신제에 쓸것은 한마리 그냥두고

적받침할 북어들은 손질하기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팥과 녹두를 껍질이 다 떨어지도록 비벼서

씻고 또 씻어서 계피를 만듭니다.

불을때서 잘 익혀 뜸을 들이고

얼게미로 쳐 놓아야 합니다.

시간이 하루종일 걸립니다.

저녁에 오신 어머님은 두말들이 시루를 놓고

저는 한말들이 시루에다 떡 켜를 놓습니다.

맨 밑에다 체에서 빠지지않은 굵은 묵어리를 놓고

가루를 골고루 펴고 창호지를 대고 살짝 누르는듯하면서

그 위에 팥계피를 뿌리고.....

맨 윗쪽으로는 찹쌀가루를 한켜 놓고 녹두를 펴서놓고

그위에 다시 찹쌀 가루를 펴고 흑임자가루를 뿌리고...

이렇게 떡을 쪄내면 밤중이 다 됩니다.

시루에서 어느정도 다 식은후에 떡을 엎어 쏟아야 하는데

시루라는것이 단단한 항아리재질이 아니고

푸석한 옹기재질이라 쏟으려면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납니다.

맨위에 도마를 대면서도 우물쭈물하지말고

단번에 쏟아내야 떡이 덜 깨집니다.

그렇지않아도 둥그런 시루라 귀퉁이가 많이 나오는데

깨어지면 떡을 괼때 엄청 허실이 되지요.

처음에는 메편으로 올려쌓고 맨 윗쪽에 녹두편을 놓고

그 위에 깨편을 얹습니다.

웃기로는 찹쌀을 익반죽하여 치자물을 반은 들여서

얇게 익혀 마름모꼴로 썰어서 가장자리에 띄;를 두릅니다.

다음에는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가운데 대추를 박아

중심에 색깔을 엇바꾸어 가면서 둥그렇게 모양을 냅니다.

그리고 만두처럼 빚어서 속에 소를 넣은것을

가운데 꽃처럼 장식을 하지요.

이렇게 떡을 괴면 한사람이 따로 지고 산에 올라가야합니다.

조심 조심.....^^

제사를 지내려면 짐꾼을 두명은 사야 합니다.

그렇게 몇년을 하다가 나중에는 시내에서 시루로 쪄서

시루채로 가져다가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동강을 내면 괴기가 힘들다고 해서요.

그러다가 지금은 아예 사서 씁니다.

이젠 그런 치장도 격식도 없이 그냥

한말 맞추어서 시루에서 네토막으로 내어서

그대로 접시에 올립니다.

이젠 일도 아닌 일이 되었는데 그래도 힘이 드는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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