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사는 이야기

공중부양

 

작년 이맘때의 사진...

 

동생이 고추를 따주러온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그날도 아침부터 열심히 고추를 땄습니다.

새참이란곤 밭고랑에서 빵과 음료 한모금뿐이고 

열심히 일만 했지요.

점심때의 일입니다.

집이 없다보니 허술한 하우스에 한쪽으로 보도블럭을 깔고

그위에 돋자리를 펴고는 앉아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한참 식사를 하던중 갑자기

"끄악!!! "

하는소리와 함께 동생이 날아올랐습니다.

순간 저는 보았습니다.

그녀가 공중부양을 하는것을....

아주 잠깐이지만 그녀는 해낸것입니다.

바로옆 돋자리 끝....

보도블럭 틈새로 자그마한 뱀 한마리가 기어나오는것이었습니다.

******

이후로 그녀는 수시로 공중부양을 시도했습니다.

길을가다가도 풀섶에 걸린 풀줄기가 스르륵만해도

겅중뛰고....

개구리가 뛰어도 같이 뛰고...

길바닥에 나무작대기가 놓여있어도

겅중 뛰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밭고랑에서 지렁이를 보고도

공중부양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운동이라곤 에어로빅만 몇년해본게 전부인 그녀가

앉은자리에서 몸을 띄운다는건

정말 불가능한 일이지요.

야야...너무 힘들게 애쓰지마라...

그건 정말 고수들이나 하는거란다.....^^

******

(저는 미련퉁이라 그냥 하하웃으면서 지나왔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청심환이라도 사 먹였어야 했었던게 아니었었나

생각됩니다.

이제는 풀섶에서 스르륵 소리가 나도 덤덤한 마음으로

평정이 되어 있겠지.....)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아~엄마를 부탁하노라~~~~  (0) 2009.09.30
치매....그 슬픈 이야기..1  (0) 2009.09.06
양심....기본이라는것...  (0) 2009.08.27
우산속의 세여자  (0) 2009.08.24
여우꼬리  (0)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