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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귀여운 할머니...

엊그제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어렵게 걸어서 고개를 넘고 작업장에 와서

막 차 를 한잔 마시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내 전화는 안되는데 친구것은 되었습니다.

"즈 어머이...내가 많이 아픈데 어떻하나...."

 "할무이, 나 산에왔어...지금 못가요"

 

 동네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가 감기에 걸리셔서는

옆에 사람을 앉혀 두고싶어 응석을 부리시는겁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집에있는 새 며느리에게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엘 다녀오라고 전화로 시켰습니다.

 

한참후 며느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할머니가 119를 불러서 병원엘 갔는데 괜찮다고

링겔이라도 한대 맞혀드리고 오겠노라고 했습니다..^^

 

 그 담날 아침에 죽을 쒀서 할머니댁엘 들렀더니

방문안에 웬 지팡이를 기대 세웠더랍니다.

"할무이, 지팡이는 왜 방엘 들여놨어요"

 

 이 할머니 말씀좀 들어보소ㅎㅎㅎ.

 

  며칠전 할머니는 통장에 돈을 누가 다 찾아갔다고

야단 법석을 하셨답니다.

 가족이 없어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통장에 60만원이 있었는데

누가 다 찾아 썼다고요..

 

 그날 할머니는 20만원을 찾아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동네 아줌마와 친구 둘이서 할머니가 찾은 돈을

보여 달라고 해서 세어보니 60만원이더랍니다.

 

그제야 맘을 놓으신 할머니는 또다른 걱정이 생겼지요.

 

사람 입이 두갠데 어느입에서 말이 새나가면

노인네 돈 있는줄알고 도둑놈 온다고...

 

만약에 도둑이 들면 지팡이로 두들겨 잡겠다고.....

 지팡이를 방문앞에 세워놓고 주무셨다나요...

 

 이 할머니 아직 9년은 있어야 100세가 되시는데

호랑이도 잡을만 하지 않습니까...

 정말 대단하십니다...마음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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