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창인 지난해 5월 병아리
14마리가 생겼습니다.
처음 태어나서 며칠만에 두마리가
철망사이로 손을 집어넣은 고양이에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나서 약병아리가 되도록
큰 우리를 만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좁은 우리속에서 옹기종기 살던 놈들은
거의 중닭이 되어서야 큰 닭장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시골이라 터도 넓건마는 애초에 닭을 키울 생각이 없던터라
시설을 갖추지 못했던 탓입니다.
사방을 철망으로 치고 지붕조차 망으로 덮었습니다.
드나드는 문도 만들어야 했고요.
신선한 풀은 많았지만 사료도 그동안 많이 들었습니다.
가을 타작이 끝나고 배추 팔아준 시동생(서방님)에게
수탉 두마리를 잡아서 주었습니다.
남은 열마리중 어제 수탉을 네마리 잡았습니다.
암탉 네마리와 수탉 두마리만 남았습니다.
암탉을 남긴것은 요즘들어 알을 낳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뒤안에 김치를 한통 꺼내려 집엘 들렀더니
휑한 닭장안이 쓸쓸해 보였습니다.
모이를 주면서 살펴보니 씨암탉한마리가
어디로 사라진겁니다.
아니 이건 또 무슨 실수.......?
수탉인줄알고 암탉을 잡았나?
이 더듬한 남편은 닭을 잡으면서
문을 슬쩍 닫았던 모양입니다.
빈틈으로 나온 이놈은 그만 날이저물자
둥지를 찾아 문앞에 쭈그리고 앉았다가
고양이 밥이 된겁니다.
문앞에 털만 몇개 남기고...
포도밭아래 딸기포기위에 계란한개 남기고....
우리가 아낀 씨암탉은 고양이 몫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