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집을 왔을때 이미 손아래 동서는
한해 먼저와서 시어른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불과 반년도 못되어 나는 큰 엄마라는 호칭이 붙었지요.
나이도 동갑인 동서는 부엌일을 막히는것없이 잘해서
항상 저는 설겆이나 하고 그랬습니다.
처음부터 시내에 살림을 시작한 저는 제사때나
생신때에만 모였지요.
그래도 아랫동서라고 저를 형님이라고 했고
때마다 쌀바가지를 들고 밥솥에 밥을 안치고
그랬습니다.
몇년간 아무런 불편없이 잘 지내왔으나
문제는 세번째로 들어온 서울 며느리였습니다.
직장을 다니다 시집을 온 동서는
때가 되어도 밥할 생각을 않고 식사가 끝나도
설겆이를 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밥을 안치고 불을 때라고 하고
우물가에서 설겆이를 하고오면
한없이 불만때서 밥물을 넘치게 만들고
설겆이를 하라면 물이 차다고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두 동서는 기가막혀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못한다는 사람을 시킬수도 없는일...
그냥 우리는 궂은일을 하고 동서는 김 재우고 굽는일을 시켰습니다.
그로부터 몇년후....
막내동서가 들어왔습니다.
똑같이 서울에서 직장 다니다 결혼을 했으니
우리는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세째는 막내에게 자신의 일을 내 맡기는 겁니다.
동서,이 김 재워서 구워..
그날부터 세째는 설겆이를 하기 시작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