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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동짓달 기나긴밤..

일이많던 농사철에는 머리만 땅에닿으면 잠이왔는데

요즘은 영 잠이 안오네요...^^

멀리했던 책이라도 가까이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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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렸던 50년대 60년대에는 아이들도 일거리가 많아서

저녁으로는 밖에 걸어두었던 옥수수타래를 들여다놓고

어른들이 송곳으로 두어군데 줄을 내주면 손으로 비벼서

옥수수를 따고 가마니를 치면 바느질하는 오빠의 맞은편에서

볏짚을 두세가닥씩 바늘코에 걸어주고....

초등학교 3~4학년만돼도 양말이며 장갑을 뜨개질로 떠서 입었지요.

무명실 네가닥씩 겹쳐서 두툼하게 양말을 떠도 무명이라

금방 발꿈치가 떨어지곤 했었습니다.

어머니와 할머니는 풀먹인 옷을 다듬이질로 밤새 똑딱거리시거나

뜻개빨래옷 다시맞춰서 바느질도 하시고....

전기가 들어온 60년대 후반에서야 마음놓고 바느질도하고

광목천에 네올이나 다섯올씩 가닥을세어 십자수도 놓으며

시집가는 처녀들은 혼수준비도 해야했습니다.

시집오기전 어머니는 바느질을 못하면 시집갔다가 쫒겨온다고

바지저고리 꿰매는법을 가르치시고 장 담그는것도 

하기싫어해도 구경이라도 하라며 궂이 시키시고

떡쌀 집에서 디딜방아에 빻아 시루에 떡켜를 놓고

시루본붙여서 떡도 쪄보게 하셨지요..

그런일은 정작 시집을오니 아무소용이 없는것들이었습니다.

처음 몇년은 그일을 했지만 금방 세월이 달라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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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여고주변을 한바퀴 돌아봤는데 분식집도 

문방구도 사진관도 보이지를 않더라구요..

예전에는 점심때면 우르르 몰려나와 재잘대던 아이들이

모두 학교안에만 들어앉아 있는지 도시가 건물만 보일뿐

사람들은 다 어디에 같혀있는걸까요....

한곳에서 몇십년을 살아도 잠깐만 눈돌리면

어느새 거짓말처럼 건물이 올라가고 늘 다니던길도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심심할때 외곽으로만 돌아서 몰랐는데 정작 주변은

너무많이 변하는것 같아요..

시골동네는 그래도 아직은 이웃들이 모이고 대문없는집들도 많은데

시내에서는 마실을 다닐 이웃이 없네요..

앞뒷집 그저 서넛정도만 말을건넬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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