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하던 장마가 걷히는듯 하더니
다시 흐려지고 비가 올듯합니다.
*****
고추와 오이를 수확하기 시작한게 한달이 넘었습니다.
비가와도....
천둥이 쳐도....
날이면 날마다 죽어라고 일만했지요..
회의가 있는날이나 행사때만 한나절을쉬고
나머지는 따는일로 채웠습니다.
날이 갈수록 물가는 올라가고 물건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장에 나오던 아저씨들이 하나 둘....
서서히 뒷걸음질을 치고 있을때도
남편은 기세등등....
날마다 물량이 늘어만 갔지요..
*****
새벽에 일어나 물건을 팔러가는 남편은
경쟁자가 하나둘 물러나면서 물건을 팔기가 더 수월해 졌지요.
가자마자 물건을 팔게되면 남편은 그길로 집으로 향합니다.
이른아침에 농약을 한통 다 치고 집에와서
아침을 먹습니다.
이후에 저도 같이 일을하지만
저는 기운이 달려서 저녁때면 힘이 쭉 빠진답니다.
남편은 보약도 안해주는데 힘은 어디서 나는걸까요..
*****
언제부터인가 남편은 돈을 한웅큼씩 가져오기 시작했지요.
주머니에서 꺼낸돈중 초록이는 나를 주고
자기는 노란거와 파란거만 갖습니다.
제가 그랬지요...
그렇게 다 내놓지말고 날마다 한장씩만 꿍쳐두었다가
선물도 사주고 그러라고요..
이 아저씨 하는말이
"거참, 사달라는것보다 더하네..." 그럽니다.
그러면서 제 생일에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요새는 붉은고추를 따다가 저녁마다 선별하자니
두어시간씩 세식구가 고생을 합니다.
하나도 안거드는 딸래미는 보기만 하고도 며칠만에 질린다고 하고
잘 거들던 아들도 어제는 입이 쑤욱 나왔습니다.
*****
오늘 며칠만에 큰골밭에 청양을 따러 갔습니다.
저번에 보니 주렁주렁 열리기에 많이 큰줄 알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고춧대가 시들시들한게
죽어가는 중이었습니다.
남편은 되멕이할머니한테 날마다 대준다는 물량을 걱정하고
저는 그랴~ 잘 되었다~~~
속으로 기뻐했습니다....^^
사람이 좀 쉬기도 하면서 살아야지...안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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