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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관광유감3

올봄의 일이었습니다.

밭에서 고추모종을 심느라 땀을 뻘뻘흘리는데

지나가던 아저씨가 밭가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자세히보니 관광버스 기사 양반이었습니다.

******

동네에 자주 들르기도하고 그버쓰로 관광도 다녀서

잘아는 사람입니다.

"에고 힘들어...뭘 해먹고 살아야 잘산다고 하지요?"

가만히보니 손에는 나물취가 한웅큼인데

산을타는게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아저씨...그래도 버쓰운전이 제일 쉽지 않아요"

하루종일 선선하게 냉방도되고

좋은곳에 잘 다니고 잘 먹고....등등...

"아줌마...말도말아요.

아침부터 차에오르면 술이나 퍼마시고

하루종일 깐족깐족 행짜나 부리고...

어느때는 정말 마빡박치기라도 해주고 싶다니까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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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  관광버쓰안의 모습입니다.

버쓰에 올라서면 우선 회장님의 인삿말이 시작됩니다.

그리고는 조금도 못가서부터 술을 권하기 시작합니다.

조용히 가는것은 한시간도 못될겁니다.

연신 술과 안주를 돌리고

음악은 크게크게......

노래에 한이 맺혔을까요..

앞쪽부터 노래를 시킵니다.

반 강제로요..

나이도 지긋하고 노래도 잘 부르시는분이

한곡조를 쫘악 뽑습니다.

김연숙의 숨어우는 바람소리....

이어서 잘하는사람 못하는사람 소리소리 악을쓰는사람...

그중에 반은 우는소리로 기가 꼴딱넘어가게 노래를 부르는 제가 있습니다.

언제나 반박자쯤은 놓치고 따라가고 하면서...

게다가 아주 안하는 사람도 있구요..

지긋한 아저씨는

불효자는 웁니다를 부릅니다.

한박자도 넘게 놓치면서 부르다보면

그만 다른분들이 같이 도와줘서 그분은 노래를 끊지요..

그분의 사모님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남편노래 가로막는다고....

그러다가 춤이 시작됩니다.

하루종일....

힘이들어서 재미가 없어서 자리에 앉기라도 할양이면

여지없이 술취한 아저씨가 다가와서

손목을 잡습니다.

손을 빼려면 손목을 무리하게 비틀고...

더러는 다리사이로 발을 들여놓으려합니다.

기겁을하여 일어나는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다 싸우면 흥이 깨지기도하고요..

어느동네 아줌마는 구경은 안하고 하루종일 춤만 추다가

집에 다 와서 저멀리 남편이 마중을 나온걸 보고서야...

"야들아.....우리가 오늘 어디를 갔다가왔니....."

그러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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