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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

실패한 달래농사..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요즈음 힘든일은 남편이 하지만

저는 앉아서 할수있는 달래캐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래 본던밭에서 일을하다 무심코 콩밭골쪽을 올려다보니

밭에 푸른빛이 없는겁니다...???????

궁금해서 올라가보니 세상에나.....멧돼지가 밭을 다 뒤집어 놓았네요..

******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일하다 말고 올라온 남편도 기가막혀

그냥은 안되겠던지 동사무소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분들이 금방 나오셔서 조사는 하고 갔지만 그냥 있을수는 없어서

옆의 배추를 몇포기 뽑아내어 길을내고 트랙터를 달래밭가에 세워놓고

라듸오를 가져다가 밤새 틀어놓고 작업등도 가져다가 불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아래 달래밭 언저리를 다 들쑤시고 복숭아밭을 갈아엎더니

오늘은 다시 올라와서 밭을 몽조리 갈아버렸습니다.

오늘 아침의 모습입니다.
어떻게 손을 댈것도 못되고하여 그냥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머지 두군데라도 지켜야 하는데 저녁을 먹고 산엘 다시 들어가니

집도 없고 캄캄한 산중에 희끄무레한 불빛과 웅얼거리는 라듸오소리가

너무 빈약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작년에는 멧돼지도 고라니도 안들어와서

산짐승들은 달래는 싫어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했지요..

그나마 다행인것은 배추나 무 알타리는 입에 대지도 않았다는것인데요.

어느날 또 날벼락을 맞을지는 알수없는 일이지요.

낮에 점심을 먹으러 동네 회관에 갔더니 아래 목장집에선

집근처에 심은 고구마를 아직 안캤었는데

지난밤 다 아작을 내고 집 지킴이 개가 세마리 있는데

한놈이 공격을 당해서 다리를 못쓴다네요...

키우던 개를 잡을수도 없고 고쳐 주려니 큰돈이 나가게 생겼다고 걱정을 하더랍니다.

저는일이 손에 안 잡혀서 애들하고 멀리 한바퀴 돌아왔습니다.

길가에는 갈걷이를 하는곳, 묵혀서 풀만 무성한곳....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작년겨울 멧돼지가 파 뒤집어서 마를 캐어먹고 남겨둔 도라지를 캐봣습니다.
길을 내려고 몇포기뽑아논 배추...
길가로 늘어진 구절초를 일으켜 세워봤습니다.
다행히도 멧돼지는 꽃은 안먹는것 같아요..

연못가 습기가 많은곳의 명자나무와 붓꽃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아마도 지렁이를 먹기위해 망쳐놓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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