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수확의 슬픔

제비꽃농원 2006. 10. 18. 22:58

세상만사가 꼭 공식이 있는것만은 아닙니다.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어도 열매를 투실투실 맺고

풀밭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것이 효자노릇을 하는
반면에 힘을 갑절로 들이고 애써 가꾼 작물이

품질도 떨어지고 값도 하락해서 그야말로 믿지는 장사가 되기도합니다.
오늘은 일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벼수매날입니다.

 (수매하는 날이 따로 없고 자기편한날 같다대면 됩니다.)

 

옛날에는 농촌 사람들이 모처럼 몫돈을 장만하고
등급도 잘나와서 점심때면 중앙에는 못들어가도

서부동 사거리의 대광식당이나 갑산식당에서
짜장면이나 짬뽕으로 점심을 하고 소주한잔에 취해서

돌아가곤 했는데 이제는 저마다 차가있고 짜장면은
맛있는 음식에서 멀어진탓에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차없는 사람들이 운임대신 대접하던 음식이라
서로 부담을 줄이면서 먹을수 있었으므로

수매날만은 식당이 북적북적 했었지요.
이젠 그런 풍경도 슬그머니 사라지게 되었으니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오늘은 집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아들과 친구녀석에게

점심을 사주면서 올 한해농사를 마감합니다.
이제는 김장이나 담그고 메주쑤고나면

슬슬 침이나 맞으러 댕기고 아픈몸도 돌보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