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가 장마에 들었다.
지난봄 저는 감자를 심지말자고 했습니다.
꼭 심어야 할거면 한박스나 심으라고 그랬지요.
봄날 여기저기 놀러다니는동안 남편은 몰래몰래 감자눈을따서
심고 또심고...씨앗을사서 더심고...
그렇게 밭을 채워갔습니다.
그리고는 북도 제대로 못줘서 잘 걷지도 못하는 제가
다니면서 몇고랑씩을 덮어주기도 했는데요.
자주 내리는비에 가뭄도없이 싹이 실하게 잘 컸습니다.
유월이 다가도록 싱싱하던 감자싹은 7월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주저앉기 시작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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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날마다 몇고랑씩 캐다가 팔아야지.....하고 벼르는중인데
일기예보에서 장마가 곧 시작된다는겁니다.
바로 그날저녁무렵 아래사는 시동생이 아들을 시켜서는
감자캐는 기계를 빌려달라는 말과함께
올라와서는 울집경운기에 기계를 맟추기 시작하는겁니다.
그리고는 뭐는 어딨냐 뭐는 어떻게 하느냐로
수시로 오르내리며 와보라는듯한 전갈을 해대는것입니다.
저희는 저녁때면 무지하게 바빠서 내려가서 얘기를 하다보면
오이도 못따고 고추 호박도 어두우면 못따니
가서 이야기를 하거나 기계를 맟추는걸 거들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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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서운했는지 날이좋은 며칠을 그냥두고 있더니
우리도 비오기전에 캐야지 하는중에 그만... 먼저
올라와서는 기계를끌고 내려가데요..
그리고는 반정도만 캐고는 기계를 가져오지않아서
오히려 우리가 눈치만보다가 진짜로 비가 올것같기에
가져오라 해서는 겨우 몇고랑을 비오기전에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비를 맞은후 진땅이 마르기롤 못기다리고
엉망으로 몇고랑을 더 캐었습니다.
지금은 땅이 질어서 캐지도 못할텐데 오늘 또 기계를 가져갔습니다.
기계가 있어도 제때 쓰지도 못하면서 눈치까지 보며 살아야합니다.
대체 이건 무슨경우일까요..
벌써 몇년째를 그러고 삽니다.....
산자락에서 새순을 키우던 아카시아가 꽃을 피우네요..
"지금이 5월인줄 아는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