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를 보내며.....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중에 올해처럼 다사다난했던 해는 없었던것같습니다.
이제 몇시간을 남겨놓고 되돌아보니 그래도 이겨낼만한 날들이었습니다.
가계부를 마무리하여 챙겨넣고 새로운 가계부를 꺼냈습니다.
언제나 희망으로 시작해서 실망으로 보내는 한해이지만
새해부터는 조금씩 조금씩 비워가는 연습을 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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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반의 어느날..
산판을 맡아하시는 분에게 나물밭을 일러드리고
그 밖으로만 산판을 하라 말씀드렸더니 알겠다고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지요.
주위에 망까지 쳐져 있으니 괜찮을줄 알았습니다.
추운 겨울철이라 자주 산엘 가지는 않아서 나물밭 주변을 벨때
그만 옆에서 지키지를 못했습니다.
나중에보니 큰나무들을 밭으로 쓰러뜨려서 더러는 파이프도 망가뜨리고
둘레에친 두꺼운망도 다 망가뜨렸습니다.
그분은 콤바인기사에게 설명을 했는데도 그랬다고 변명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왕 망가진거 땅은 건드리지말고 나무만 살짝 들어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 기사분이 미안했던지 나무를 다 끌어내고는
빈밭을 긁어서 고르게 만들어준게 아니겠습니까...
한겨울이라 빈밭으로 보였던지....
그곳에는 지난해 열심히 모종하고 씨를뿌리고해서
무수한 나물뿌리가 월동중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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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어느하루 비가 많이 내려서 밭가의 물도랑에는
산판을 할때 부러진 나뭇가지가 얽히고 설켜서
도랑이 다 막혀 밭으로 넘쳐 났지요..
동사무소에서 피해 조사를 할때 물도랑을 걷어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포크레인이 와서는 밭가의 도랑을 다 치워주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요..나라에서 도움을 크게 받았습니다.
마침맞게 일을 빨리 해주셔서 더큰 피해를 입지않았답니다.
그일이 있고 이틀후에 하늘에서는 물벼락을 내려 부었답니다.
온통 물바다가 되고 산사태가 나는중에 그래도
미리 물도랑이 청소가되어 큰피해를 비켜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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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 오랜날들을 비가 오는바람에
여름농사를 다 접었습니다.
24000장을 쌌던 복숭아는 하나도 수확을 못하고
땅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무들도 시름시름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논을 메워 오이를 심은곳도 다 뿌리가 녹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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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가 지나고 남은것을 살펴보니
고추들이 푸른빛으로 버티고 있데요.
산위에 라서 그런지 아랫동네보다 한물은 늦게 따는데
얼마나 익어대던지 건조기를 하루도 쉬지못하고
날마다 돌려댔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죽으란법은 없다고 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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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가을부터 우리는 나무들을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복숭아는 먹을것만 남기고....
사과는 산사태가 난곳과 늦게 심은곳은 다 베었습니다.
워낙 나무를 가꿀줄도 모르고 힘에도 부쳤던것이라
핑겟김에 정리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2021년부터는 일을 더 줄이게 되었고
힘이 줄어들것에 대비하여 쉽게 지을수있는 작목으로
농사를 줄여갈 생각입니다.
힘은 줄어들어도 봄은 기다려집니다.
새봄에는 꽃도 가꾸고 손주도 봐주고 강아지와 고양이들과
열심히 걷기운동도 하면서 지내려합니다.
*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