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고라니 너구리는 그렇다치고 멧돼지는 정말 무섭습니다.

제비꽃농원 2019. 7. 28. 01:27

시집와서 산골살이를 시작한지 44년째입니다.

처음에는 고라니가 뭔지도 몰랐고 밤저녁으로 등목할때

멀리서 고라니울음소리가 들리는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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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가면서 나무를 안하고 살다보니 산은 점점 울창해지고

밭둑까지 나무들이 들이차기 시작했지요.

몇해전에 처음으로 멧돼지가 산소를 파헤치거나

고구마밭을 망가뜨리는 정도였습니다.

옥수수나 김장채소 등등은 너구리나 고라니의 소행으로 여기면서도

그 피해역시 적지는 않았습니다.

견디다못해 논농사는 접었습니다.

지난겨울부터 멧돼지가 나타나더니 다른곳을 갈생각도 않고

곤드레뿌리며 돼지감자밭을 파헤치기 시작했지요.

급기야는 각종 과일이 익어가는 요즈음

사과밭이고 복숭아밭이고 자두나무고 완전 초토화를 시키는 중입니다.

관공서에 부탁을해도 아무런 조치가 없습니다.

돼지망을치고 확성기를 사용해서 저녁에 나올때 한번 소리를 질러대고

열시쯤 남편이 다시 들어가서 불을켜고 소리를 질러대고

지금 저와 아들이 다시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

아직 복숭아는 시작도 안했는데 나무밑에 노란봉지가 수두룩하고

사과나무가 넘어가고 어린 나무들은 다 부러져 나갑니다.

아무래도 올해로 농사는 끝을 내야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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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밭에서 오이유인을 하는데 한창 익어가는 자두나무쪽에서

예초기 시동거는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풀을 깎으려는줄알고 어두워지려는데

뭔일을 시작하나 ...했었지요.

그런데 남편은 그위에서 장거리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은 한두번이 아니고 제법 싸우는듯한 소리가 들려서

얼마나 무서웠던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쇠파이프를 들고

남편을 불러댔습니다.

이 모자란 아저씨는 손에 낫을들고 어정어정 내려오는것을 

걸어오면  위험하니 차를 타고 내려오라고.....

남편왈,

"뭐라고? 개가 짖어서 안들려...."

으메...사람 죽겠네...

이노릇을 어쩔까요...

짐승은 길옆에서 오미터도 안되는곳에서 으르렁대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