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나는 경찰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

제비꽃농원 2014. 3. 19. 21:35

 

지난밤에 활짝 꽃이핀 아마릴리스를보고

순간 깜짝 놀랐어요..

아침에 집에들어갈때 쪼맨한화분을 두개 들고가서 밖에다두고

돌아 올때는 하우스안에 들여놓지않고 그냥 왔거든요..

남편한테 다시 가자는말은 못하고 만만한 아들래미에게 부탁을해서 집으로.....

캄캄한밤에 밖에내놓은 화분을 들여놓고 생각하니

양수기물도 안빼놓았었네요..

갑자기 날이 풀리니 머리의 나사도 풀린듯...

얼지않을만한 날씨이겠지만 그래도 한달은 더 조심을 해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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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남편은 누런봉투를 손에들고

볼일을 보겠다며 다시 시내로 나가데요..

촌아저씨가 봉투는 무슨 봉투를 쳐들고 허구헌날 돌아댕기는지...ㅉㅉㅉ

한나절 볼일을보고(그볼일이 뭔지는 잘모름) 점심때가 지나서

남편이 돌아오데요..

돌아와 미처 옷도 못갈아입는중에 경찰차가 올라오는거예요..

이 산속에...우리만 살고있는 이곳에...

순간 가슴이 덜컥 하데요..

이아저씨가 교통법규를 어겼나????

다른죄는 생각이 안나는데 어쨋든 속이 뜨끔하더라구요..

남편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구요..

그래도 제가 어정쩡하게 다가가니 그제야 차에서 내리는분이

첫눈에봐도 죄지은사람 잡으러온건 아닌것 같아 보였어요..

인사를 나누고 경찰아저씨가 어느분 이름을 대면서 아느냐고 묻데요..

그분은 일가형님이신데 칠십이 넘으신 분이라 의아해서

물어보니 경찰아저씨왈,

그분이 치매증상이 있으시다고(저도 잘 모르는데)

혹시나 날이풀리는 봄철에 나가 다니시다 길을 잃기라도 하시면

문제가 생길수도 있어서 조심하는 차원에서 살펴보려 하신답니다.

세상 참 살기좋아졌지요..

미리미리 조심도하고 더 심해기기전에 치료를 하면

치매도 늦출수 있다고 하는군요..

어쩐지 형님이 예전에도 말이 많으시긴 했지만

요즘들어선 남이 한마디하면 두마디세마디는 하실만큼

말씀이 많아지신것 같긴해요..

더 심해지시지만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언제쯤

치매가 치료되는약이 나올까요..

깜빡 잊어버리는 저도 그냥 웃을일만은 아닌것같고

후딱하면 핸드폰놔두고 돌아오는 남편도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야 할것 같아요.

경찰보다 치매가 더 무서운세상에 서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