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거름테미...

제비꽃농원 2013. 3. 25. 23:21

 

산밑에 쌓아두었던 거름테미를 헐었습니다.

감자밭에 거름을 내느라구요...

짐승을 안키우니 방아찧고 가져온 왕겨와 등겨..

음식쓰레기정도라 거름이 깨끗한 편입니다.

구더기도 없고 지렁이정도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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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엔 집집마다 거름테미가 집곁에 있었습니다.

모두가 소 한두마리씩은 키우고

돼지를 키우거나 개를 키웠지요..

모든 배설물은 거름테미에 쌓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이면 파리며 온갖 날벌레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시골이면 의례 그러려니하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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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의 일입니다.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주택가에서 짐승을 못키우게 한답니다.

그런데 몇마리의 소는 허가없이 키워도 된다고

동네복판에서 소를 키우는집이 있었지요..

거름테미도 있을수밖에요...

아주 가까이에 전원생활을하러 시골로오신분이 계셨지요..

그분은 시골출신이시라 거름냄새나 파리를 불편해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거름을얻어 텃밭에 내고는 작물을 잘 키우려 하셨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농사를 안지으시는분이

냅다 신고를 하고 말았답니다.

벌레가 끓어 살수가 없으니 소독을 해달라고요...

신고를 받고 찾아온분들께 이런저런 상황을 얘기했지만

농촌의 특성상 밭에 거름을 내는일이며

짐승을 키우는일을 못하게 할수도 없고...

부득이 내린조치가 왕겨로 거름을 덮으라는 정도로

수습이 되었지만요....

농사만짓던 사람들과 도시에서 귀농하는 사람들간엔

생각의 차이가 많을수밖에 없겠지요..

가뜩이나 어렵다는 축산농가...

그중에 소 몇마리 시작하는분은 올봄

동네에서 먼곳으로 축사를 옮기시느라 분주하답니다.

예전에는 풀이거나 짚이거나 짐승의 분뇨를

아주 소중히 생각했건만....

지금은 돈만내면 뚝딱 사다가 농사를 지으니

편하다할까요...깨끗하다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