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작은 농사..

제비꽃농원 2012. 5. 3. 01:31

매우 바쁘던 며칠간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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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전화벨이 울립니다.

남편도 저도 받지를 않습니다.

아침에 집에들어갈때 동네 아주버님은

길몫에 지키고 서서

겨우내 연탄갈아낸 재를 밭고랑에 꼭꼭 박아놓고

둑밑의 흙을 박박긁어서 덮어논

손바닥만한 땅을 갈아달라고 그럽니다.

내집일이 태산인데 열평도 안되는 밭을 갈러

기계끌고 동네에 내려가고 올라가고

떠들며 차한잔하다보면 한나절이 훌쩍 갈텐데....

걍 무시하고 우리일만 했습니다.

한나절이 지나니 노인양반이 고갯길을 걸어서 올라오십니다.

또 부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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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할머니는 고추 열댓판 심는밭을 갈아 달라고...

밭을 갈아드리니 골도 타 달라고....

비닐도 씌워 달라고....

그나마 가까이에 있으니 오늘길 가는길에 해드리지만

내년에는 농사 안짓겠다고 하시면서도

언제나 또다시 반복되는 농사입니다.

오늘새벽엔 친구네가 고추밭을 만들어 달라고합니다.

바쁠테니 새벽에 갈아주고 가라고...

가다가 들러서 차라도 마시고 올라가라나요^^

이렇게 골머리아픈 상황에서 일을하다가

어둑해 집에오는데 이웃할머니가 기다리십니다.

진종일 남의 담벼락밑을 각죽거리고 풀을뽑아

두둑을 만드시고는....

여기다가 고추좀 심으면 안되겠냐십니다.

만들기전에 양해를 구해야지 다 해놓고 물어오시니

할수없이 그러시라 했습니다.

이틑날이 지나가도 비닐을 안씌우십니다.

제가 비닐을 좀 잘라다 드릴까 남편한테 얘기를하니

코대답도 안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고추모종을 좀 팔랍니다....^^

우리가 심고난 뒤에 모종은 좀 남겠지만

봄 내내 가꾼모종 덜렁 먼저 드리기는 싫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