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밥은 먹고 살아야지....
제비꽃농원
2011. 10. 17. 20:45
남편이 새벽장에 나가는시간은
네시에서 다섯시 사이입니다.
나오는 사람들중 가장 꼴찌인셈인데
물건이 많지않으니 쉽게 팔고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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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멕이하시는 할머니들은 그보다 훨씬전에 나오시고
물건이 많은 아저씨나 잘 안팔리는물건을 생산하시는분들은
외지장꾼을 만나려고 더 일찍나오시지요.
여름철 성수기에는 집에도 안가고 밤을 새시는분도 있다 들었습니다.
자리를 뜨면 좋은자리에 차를 댈수가 없거든요..
요새는 김장채소뿐이고 서리받이고추나 가지 호박이 전부인데
오늘은 더 늦게 여섯시도 넘어서 나갔지뭡니까...
팔게 한두가지뿐이라서요..
그런데 눈치빠른 되멕이 아줌마가 안가고
기다리고 있더래요...
오늘은 늦어도 나올것이다....싶어서요..
오늘 낼 된내기도 올것같으니 뭔가는 다 훑어서 가져올 것 이라고요..
가지를 세봉다리나 가져갔는데
다 가져가겠다고 돈을 척 내더랍니다.
조금 무딘 할머니들이 혼자 차지하면 어쩌냐고 궁시렁 대셨다지만
먼저 맡는사람이 임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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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얘깃거리로 노닥거리는데
저 멀리서 한 할아버지가 자전거에 부스타를 싣고
쌀봉지를 얹어서 달려 오시더랍니다.
할머니가...
"아차...밥을 안 안치고 나왔네..."
그러시더랍니다^^
할머니가 없으면 밥도 굶을 양반이시지요..
팔십평생 잡숫고사신 밥도 못하는 할아버지....
남편도 속으로는 깨우치는게 있지 않았을까요...
밥도 할줄 모르는 아저씨가 우리집 양반인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