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날씨 맑음..

제비꽃농원 2010. 4. 7. 00:06

이 삼일을 해가 반짝났습니다.

밭중에서 물빠짐이 좋은곳에다 감자를 심기로 했습니다.

그냥 콩밭골 전체를 심으려던 계획이었으나

물이 질척한곳이 있어서 그런곳을 피하다보니

두군데의 밭으로 나뉘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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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거름을 펴고 밭을 갈 동안

저는 감자눈을 따야 합니다.

20키로 상자로 열두개의 분량이 제가 할 일입니다.

남편이 한참 퉁탕거리고 밭을 가는데

아랫집 할머니가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답삭답삭 걸어 올라오십니다.

기계 돌리는김에 우리 감자밭도 로타리를 쳐 달라고요.

내 것만 할수없어 밭을간뒤 할머니댁도 갈아드렸습니다.

관리기로 골을 타려니 그 역시도 해 드려야 하고요.

갑자기 날씨가 좋아지니 온통 야단들입니다.

점심참에는 아랫동네 아저씨가 올라오셨습니다.

옥수수 심기도 늦어간다고 밭을 갈아 달라고요...

동네에 트랙터가 한개인가...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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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드는 남편은 첫 새벽에 일어나

밭을 갈러 갑니다.

아침먹을 무렵에야 일을 끝내고 오려니

옆에 사는 헹님이 붙잡고....

"우리집에서 아침을 들고 우리밭 마저갈고 올라가유..."

남편이 들은척도 않고 집에와 밥을먹고

마누라를 태워서 산엘 올라갑니다.

길에서 밭골을 켜고있던 아저씨가 그럽니다.

"아주머니가 화가 많이났어..."

형님밭은 그 아저씨밭을 거쳐서 들어가야 하는데

밭을 안갈아주면 나중에 어떻하냐고....

"이노무 동네는 망할놈의 동네야....일을하려면

얘기를 하고 같이 해야지..."

그런거야 땅임자들이 일손을 맞춰야지 기계쟁이가

그런것까지 책임을 져요??

땅이라고는 미친년 엉덩짝만한것을 갈아주기도 힘든데

그일을 하느라고 마누라를 안데려오면

하우스는 누가 열어주고 감자눈은 언제 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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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그랫쮸....

남의 일이나 하고 그냥 밥이나 얻어 먹으라고요..

감자는 아들하고 둘이 심을테니...

남편이 그럽니다.

"누가 밥을줘...일을하는데 아무도 안 내다보데...."

다 끝내고 나오니 그제야 차 한잔 하고 가라고....

들어가면 어물쩍 또한시간 날려보낼테니

그도 못 얻어먹고 올라왔다네요...

아랫집 할머니는 비닐도 안씌우고 또 기다리십니다.

대충 두양반이 손으로 씌워도 될텐데

바쁜사람 발목을 자꾸 잡습니다.

아래 형님네도 옆에서 골타는 아저씨한테 부탁하면 좋으련만

기여코는 저희보고 해달랍니다.

이유는 골을 제대로 못탄다는 핑계지만

다른 속뜻은 한사람한테 해야 기계삯이

덜 들을것 같아서 그러는것 같습니다.

돈도 안되는 손바닥만한 밭에 이돈내고 저돈내고

완전 믿지는 농사지만 저희는 또 나름대로

손해가 많습니다.

기계끌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중간에 시간만 잡아먹고요.

땅이 작으니 돈을 받기도 그렇고요.

아뭍든 감자심느라 팔을 얼마나 놀렸는지

밥 숫가락도 무거워서 밥을 못먹을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