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그대없는 이세상..2
제비꽃농원
2010. 1. 14. 22:20
엊그제 산골 집에 가다가
아래 형님을 만났습니다.
택시에서 내리시는 형님은 큰 가방과
작은 보따리를 두개나 내리십니다.
"헹님, 애들한테 갔다와유?"
"아녀...동세...여직 병원에 있다가 내려오는 길이여"
"왜유...헹님이 어디가 아프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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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한동네서 살아온 이웃형님은
술만 잡수시면 온식구를 들들볶는 남편이 미워서
남편 먼저 보내고 딱 삼년만 더 살아보고 싶다고....
대다수의 할머니들이 그러신다는 말씀을 곁들여서
우스갯소리를 하시곤 하셨지요.
근데 그렇게 술만 잡수시면 부인을 때리고
애들을 내쫒고 하시면서
서슬푸르게 사시던 할아버지가
저번날 갑자기 쓰러져서 한쪽다리를 못쓰시더랍니다.
병원엘가니 못고친다고 큰 병원으로 옮기라해서
서울로 모셔갔더니....
암이라네요...그것도 손을 댈수없을만큼
늦은 때랍니다.
얼마 못사신다는 얘기에 퇴원을해서
시골로 모신답니다.
어제 다른할머님들이 찾아가니
형님은 남편이 볼새라 구석진방에서
혼자 울고 계시더랍니다.
성해서 속썩일때는 웬수라고 하면서도
가실때가되니 가장 아픈사람은 마누라네요...
어제도 오늘도 눈물바람으로 지내시는 형님
부디 기운을 차리시고
마지막까지 잘 보살펴 드리시길....
"헹님....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