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그 슬픈 이야기..1
저번 칠석대제때의 모습입니다.
해마다 지내는 제사지만 날이 갈수록 힘이들어서
제물만 챙기고 식사는 주문을 하였습니다.
제물은 생고기를 쓰고 나물도 생것이며 곡식도 날것입니다.
그외에 옷감대용으로 한지를 쓰고있습니다.
미리 전날 장거리를 준비하고 간단하게 두세가지의 안주를
장만하였습니다.
그래도 바쁩니다.
제기를 갖추고 도포를 열댓벌 손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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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제실곁 형님네 마당에서
밥을하고 국을 끓이고....
뜨거운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 상을보고 그랬습니다.
도와주시는 형님들이 세분인데
모두 연로하시어 설겆이 정도이지 쟁반들고
나르지는 못하십니다.
밥만 안해도 얼마나 수월한지 모릅니다.
먹을것이 없다고 집에서 하지 하시지만
누가 나서서 제대로 일할 사람이 있나요...
형님 한분은 풍이 오셔가지고 가만히 앉아만 계시는데
안오시면 제가 더 나을것을....
궂이 오셔 가지고는 방안에서 내다보십니다.
가장 많은일을 하시던 주인형님은
치매가 중증을 넘어서서
밖에서 설겆이를 하면 안에서 물을틀어
수압을 낮게 만드시고
일하는 사이사이에도....
동세, 국풀때 우리국자를써...
하면서 국자를 두개씩이나 내어놓습니다.
형님 밥은 시켜서 먹어요..하면서 도로 드리면
조금뒤에 또....
동세 국풀때 우리국자를 써...
하면서 또 국자를 내어놓고 대접을 내어놓고....
그릇은 모두 챙겨와서 섞이면 나쁘니 내어놓지 마세요해도
또 내어놓고 내어놓고...
진종일 소리지르고(귀가 어두우셔서)신경 쓰느라
골치가 지끈지끈했습니다.
모든걸 정리하고 온 다음날,
다리도 성치않은 노인네가 밥공기를 비닐봉지에 넣어들고
산길을 올라오셨네요..
동세네 밥공기라 가져왔다고...
한눈에봐도 당신네 그릇인데.....
그러고는 다음날.
동세가 우리집공기를 다 가져가서
밥퍼먹을 공기가 없다고 다른 형님네한테 하소연을 하더라네요.
바쁜몸이 다시 그릇챙겨 같다드리고
담날이면 다시 그릇한개 우리꺼라고 가져가라십니다.
에고....이젠 나도 정신이 없습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엊그제는 밭에 고추를 따러가니 이 형님이
고추를 반자루나 따놓고 계셔서 깜짝놀랐지요...
동세,,,무는 왜 안솎아줘...
늦으면 무가 덜크는데 낼 올라와서 솎아줄께...
속으로 뜨끔합니다.
정신없는 노인네가 열무를 몽조리 뽑아놓으면 어떻하지요
가뜩이나 가물이가서 배배돌아가는 무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