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밥이 보약이다.

제비꽃농원 2009. 6. 28. 00:44

며칠동안 무덥던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선지 같은일을해도 더 지치는것 같습니다.

날마다 찬밥 물말아 먹어도 덥기는 여전하고

하얀 쌀밥도 왜이리 까칠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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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에 친구는 불행히도 맏딸로 태어나서

(저도 맏딸이지만 다행히 오빠가 계심)

아래로 여동생이 둘이나 있고

그후에야 어머니는 남동생을 낳으셨답니다.

젖떨어지기 시작한 남동생은

언제나 하얀 쌀밥을 주고 아버지는 쌀과 보리쌀이 반반쯤섞인

보리밥...

어머니와 딸 셋은 꽁보리밥으로 여름을 났답니다.

여섯식구가 한방에서 밥을 먹으니

철없는 딸들은 아버지와 동생이 너무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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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부엌에서 밥을 푸시는 어머니께 달려가

징징울면서

"왜 엄마는 맨날맨날 우리한텐 꽁보리밥만 주고

저 돼지새끼한테는 이밥만 주는거야!!!"

(그때는 귀한 아들 건강하고 오래살라고

별명을 "돼지"라고 불렀답니다.)

잠자코 밥을 푸시던 어머니가 손에 찬물을 적시시드니

보리쌀 서너개도 안섞인 하얀 이밥을 한주먹

꾹꾹뭉쳐 쥐어주며

"동생들 보기전에 얼른 먹어라"

그녀는 한손으론 눈물을 훔치고 한손으론

그밥을 받아서 먹는데

얼마나 맛나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것이

금방 지은 따끈따끈한 하얀 이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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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하다 점심 해먹을 시간은 없고

언제나 찬밥을 싸가지고 다니는 우리는

하얀 쌀밥도 맛이없을 정도로 입맛이 떨어졌습니다.

여름에는 보리밥이 좋다는데

햇보리쌀에 강낭콩도 두르고 햇감자도 얹어서

따끈하게 밥지어 먹으면서 일을 할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