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그녀의 전성시대.

제비꽃농원 2009. 1. 29. 12:40

내게는 모두 아홉명의 아랫동서가 있습니다.

순서상 나를 첫째로 치고

둘째는 나와 동갑이며 시집은 먼저왔지요.

줄줄이 딸을 넷이나 낳은후에야 아들을 얻었습니다.

셋째는 아들만 둘

넷째는 딸 하나..

사촌으로 넘어가면 둘째작은집은 대가 끊어져서

셋째 작은집에서 양자로 올려 바쳤는데

아들만 둘을 두었습니다.

셋째 작은집은 딸둘 아들하나인 맏동서

둘째는 딸 아들..

셌째는 아들하나 딸둘...

넷째 작은집은 아들과 딸을둔 첫째와

아들만 둘인 둘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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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계실때도 언제나 부엌일은 제차지였습니다.

동서와 시누이들이 있으니까요.

어른들이 떠나시면서 제일 윗자리에 올랐지만

여전히 부엌일 준비과정은 혼자합니다.

저녁 느지막히 오는 식구들은 먹을거리나 찾아 먹을뿐...

새벽부터 움직이는 일손은 숙련된 나의 동서들이 할일이고

사촌동서들은 설겆이와 음식나르기뿐입니다.

이제는 떡과 만두를 따로 분리해서 끓이지만

한곳에 넣고 삶을때는 어느것을 먼저 넣어야할지도 모르는 아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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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동서와 나는 무려 28년의 차이를 둡니다.

 살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시집을와서

언제나 설겆이한 그릇 마른 행주질하는것만 했습니다.

셋째와 넷째가 설겆이를 한지 십여년이 넘도록

치고 올라오는 사람이 없는겁니다^^

작년 추석에 제가 그랬지요.

은퇴를 해야 하는데 올라오는 사람이 없다고...

올해는 상을 물리고 치우려하니 끝에서 세번째동서가

상을 쓱쓱치우면서 앞장을 서더군요.

부엌에서 일부 정리를하고 설겆이를 하는동안에도

막내는 여전히 상에 앉아 애들 멕이고

딴전을 부립니다.

제가 나서려니 그 직계 맏동서가 눈치를 줍니다.

그리고 드디어 막내를 설겆이대에 세우더군요^^

반도 더 치운 설겆이를 하는데도 한나절이 걸립니다.

모두 참고 그냥 지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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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결혼하고 9년째...

아이가 초등학교입학을 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설겆이를 해보는 막내동서....^^

일하는 사람이 많았던 탓이려니...

제 딸을 포함해서 서른넘은 딸들이 셋

그아래로 이십대의 딸들...

그 애들에게는 차와 과일담당을 맡기고

어린애기들을 돌봅니다.

딸들은 안시키냐고 하시겠지만 딸들은 모두

주방일에는 베테랑급입니다.

젊은 사람이 일을하고 나이든 세대는 이제

안방차지를 좀 해야 하는것 아닌가요^^